[기고]건전한 사회는 튼튼한 기초가 필요하다
김희훈 서귀포시 도시과장
최근 제주도가 인구와 관광객 증가로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은 수치로 비교하지 않더라도 생활주변에서 아무런 도움 없이도 우리는 느낄 수 있다. 클린하우스에 넘쳐나는 쓰레기와 악취로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생활환경까지 불결하다. 제때 처리하지 못한 쓰레기에서 악취가 발생, 클린하우스 이설을 요청하는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처리시설 부족은 더 심각하다. 매립장은 만적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시설확장에 따른 막대한 예산 확보를 필요로 하고, 혐오시설에 대한 주민 반발도 심하다.
이런 쓰레기 문제는 발생, 수거 운반, 처리과정에 발생하고 있지만 해법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오래전부터 선진 국가의 쓰레기 처리시스템과 주민의식 등을 벤치마킹하고 시책에 반영해왔다. 그러나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고 느끼는 도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변화가 더디게 되는 이유는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문화의 기초가 튼튼하지 못해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너무 자주 바뀌는 시책 때문이라고 행정을 탓하기도 하고, 나에게만은 작은 예외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시민의식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쓰레기 문제에 대한 위기의식을 이미 도민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제 쓰레기 문제의 해결은 어느 쪽에서만 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몫이다. 머뭇거려서는 안 될 제주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인 것이다.
문제의 해법이 불분명하지만 행정은 좋은 시책에 대한 지속성이 필요하고, 도민은 불편을 감수하면서라도 공익을 우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언제까지 시민의식 운운하며 불평만 할 것인가. 자신에게 조금 불편하다고 현재만을 고집하는 것은 제주의 미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아는 것과 행동으로 옮기는 것 사이에는 항상 간극이 있겠지만, 안 것을 행동으로 옮겨 자신의 생활 속에 녹아내리도록 하자. 생활의 반복이 습관이 되고, 습관의 중첩이 문화이다. 선진국가의 좋은 사례들을 많이 알고 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쓰레기 정책에 동참하려는 노력을 하자. 차츰 차츰 좋아지면서 기초가 튼튼한 사회가 될 것이다. 제주도의 쓰레기 문제는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