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렴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

김동범 서귀포시 성산읍사무소

2016-10-21     영주일보

“영란 세트(3만원 미만의 음식세트)”, “란파라치(김영란 법 시행으로 인해 보상금을 목적으로 한 상습적 신고자)”

지난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소위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생겨난 신조어들이다. 김영란법은 그릇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막고 청렴한 한국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이정표를 제시한 것이다.

우리는 청렴도에 대해 스스로 선진국 수준만큼 올라왔다고 생각하지만 이제서야 부패방지와 관련된 법이 제정된 것처럼 한국사회의 청렴도는 부끄러울 정도로 낮다.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34개중 27위이다. 우리가 소위 생각하는 ‘못사는 나라’ 보다도 한참이나 뒤쳐진다.

싱가포르의 경우 1960년대 말레이연방에서 독립하기 전 “가난한 나라”라는 인식이 팽배 했다. 말레이연방으로부터 독립하여 리콴유 총리는 “부패방지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 생존의 문제다. 반부패 정책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굴복 시켜야 한다.”라는 강한 문구를 내세우며 “부패방지법”을 제정하여 싱가포르의 부패 척결에 앞장 섰다.

심지어 자신의 친구이자 오른팔이라고 생각했던 치앙완 국가개발부 장관조차 뇌물수수로 밝혀지자 리콴유 총리는 등을 돌렸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생겼다. 자신과 가까운 지인이라고 해서 ‘팔이 안으로 굽는 행위“는 일체 보여주지 않았다.

그리하여 뇌물의 액수, 소유한 권력에 관계없이 ‘부정부패’를 저지를 경우 엄벌에 처할 것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각인 시켰다.

또한 공무원들의 월급을 대폭 인상하여 금전적인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바탕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덕분에, 처음에는 독재자라는 비판이 있었지만결국에는 가난한 나라 싱가포르를 아시아에서 제일가는 기업성장력 1위, 세계청렴지수 1위의 부국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현재는 김영란법 시행이 초기라 법을 적용하는데 많은 어려움과 혼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우리는 지금에서야 싱가포르처럼 부패없는 나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의 수준에 만족하느냐 아니면 더 맑은 사회의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