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년③]1년후 최종 승자는?…대선 후보군 다자화
내년 12월에 실시되는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두고 정계개편과 내부 쇄신 논란, 야권통합 등 정치권이 소용돌이 치고 있는 가운데, 1년 후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선 주자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꼽을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테러 등으로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은 한나라당을 구해 내기 위해 당 전면에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5일 "우리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를 향해서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 열심히 노력해 나가자"며 사실상 계파 해체를 선언하는 등 당 수습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행 당헌 제92조에 명시된 후보자의 자격에 대해 단서 조항을 달아 박 전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뒀다.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정몽준 전 대표나 김문수 경기지사도 본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
정몽준 전 대표는 지난 9월 열린 '나의 도전 나의 열정'의 출판기념회에서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정치적 창업을 하려고 한다"며 "오늘의 위기를 진정한 변화와 계기로 만들려 한다. 정치가 희망이 되고 답이 될 수 있게 제 열정을 바치려 한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최근 당 쇄신과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청년 창업과 일자리 창출, 성장과 지속가능한 복지 등에 대한 정책 비전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지난달 초 한나라당에 비상국민회의 소집을 요구하며 박근혜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발언을 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7일 한나라당 박 전 대표를 겨냥해 "대세론 운운하며 단수후보 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은 변화무쌍한 현 정세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후 각종 행사에서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아직 결심하지 못했다" 등의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대선 출마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다.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의원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계속 '로키(낮은 자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대권 출마 가능성은 열려있다.
이재오 의원은 최근 국회 밖에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재오의 정치 성찰' 책 출간 기념 저자 사인회를 하면서 전국을 누비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직을 챙기고 대중적 기반을 넓혀가려는 것 아닌가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정운찬 전 총리는 대권에 대해 출마 의사를 내비친 적이 없지만,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은 그의 대권 도전을 전망하고 있다.
당 전면에 나선 박근혜 전 대표와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지사, 이재오 의원,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이 여권의 대선 후보로 분류되는 가운데 1년 후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보수진영의 대연합을 강조하고 있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야권에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속된 '박근혜 대세론'을 처음으로 꺾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여망하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달 자신의 안철수 연구소 지분 1500억원가량을 사회에 환원하고 내달 자서전을 출간하는 것을 두고 대선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는만큼 그에 대한 지지와 관심은 당분간 지속돼 내년 대선에서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대선 출마를 공언해 온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야권통합을 마무리 짓고 당 대표직을 내려 놓으면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손 대표의 대선 지지율은 박 전 대표와 안풍(安風)에 밀려 5% 대로 떨어진 상황이지만 야권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시민사회세력과 노동세력이 참여하는 민주통합당을 출범시킨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총선을 뛰어 넘어 대선에만 집중할 경우 전향적인 지지율 상승도 노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의 대선 주자로 꼽히는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는 국회의원 4선을 안겨준 전북을 떠나 19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만약 서울에서도 그의 정치적 역량을 인정받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선 행보에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대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한·미 FTA 무효 투쟁의 전면에 나서며 다른 대선 주자들과는 차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는 내년 1월15일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며 당 대표를 노리고 있다. 한 전 총리가 당 대표 승리에 이어 새로운 통합 정당의 대표로서 내년 총선까지 승리한다면 대권 반열에 한걸음 성큼 다가갈 수 있다.
친노(친 노무현)계 인사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내년 총선에서 부산 지역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어, 여당 텃밭인 부산·경남(PK)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대권 행보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진보진영과의 통합을 너머 야권 전체의 연대에 기여할 경우 세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성과로 불리는 김두관 경남지사도 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평가 받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