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달환 칼럼](70)피그말리온
현달환 시인/수필가
피그말리온
-초인 현달환-
내 손에 연필이 있다면
내 앞에 도화지가 있다면
그대를 그려보렵니다.
가녀린 얼굴엔 눈빛과 주름 하나
꼭 다문 입술
하얀 피부에
호-하고 온기를 넣고
보조개가 활짝 꽃 핀
미소를 드리렵니다.
점점
하나씩 짙어지는
머리카락을
그려 가노라면
비단결처럼 고운 머리카락이
어쩜
바람에 한들거릴 겁니다.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신
내 안의 여인
내 심장의 뜨거운 호흡이 일어
두 눈이 번쩍.
두 귀가 뻥뻥.
그래요
찾았어요.
그대는 내 잃어버린 반쪽,
오, 당신은 영원한 조각상
오로지
기도하나로
염원으로
소망으로
이루어진 나의 분신,
나의 피그말리온
나의 피그말리온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조각가이다. 피그말리온은 여성들을 혐오해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았지만 여성에 대한 그리움을 지울 수가 없어, 결점이 전혀 없는 완벽한 아름다운 여성을 조각하여 자신의 아내인 것처럼 대하며 정성을 다하였다. 그러나 그 조각이 실제 살아있는 여성이 아닌 것을 몹시 괴로워했다.
그는 어느 날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조각한 한 여신상을 보고 그만 사랑에 빠진다. '이 여자야말로 내 여자다. 내 인생의 하나뿐인 배필이 틀림없어.' 그는 사랑의 화신이 되어 매일 여신상의 발아래 꽃을 바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원을 비는 축제가 열립니다. 피그말리온은 여신상의 손등에 진한 키스를 하며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이 여인상이 사람이 되게 하소서'라고 빌었다. 순간 여신상의 손에 체온이 느껴지고 심장이 뛰더니, 마침내 사람으로 변하고야 말았다.
아프로디테는 피그말리온의 정성에 감동하여 조각상을 진짜 여인으로 변하게 했던 것이다.
신화 속 주인공처럼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서양의 교육학에서는 '피그말리온 효과'라 한다. 자신의 지성으로 신을 감동시킨 것으로, 정성을 다하면 하고자 하는 것을 이룬다는 것을 말한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자라는 아이들의 교육 현장에서도 동기유발이나 잠재력 계발에 좋은 기재가 된다. 여기 한 실험이 피그말리온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로젠털과 미국에서 20년 이상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레노어 제이콥슨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한 후 검사결과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한반에서 20%정도의 학생을 뽑았다.
이 학생들의 명단을 담임선생님에게 주면서 이 학생들은 지적능력과 학업성취도가 뛰어난 학생들이라고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
몇 개월 뒤 똑같은 실험군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또다시 실시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20%의 명단에 든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났으며, 아이들의 학습태도 뿐 아니라 성적도 현저하게 향상된 것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칭찬과 격려가 얼마나 인간을 성장과 향상을 시키는 지 알 수 있다. 기분 좋은 말을 하는 사람에게는 늘 웃음이 있다. 그 웃음이 성장이라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칭찬을 먹고 살면 쑥쑥 자라기 때문에 언제나 비난보다 칭찬할 준비를 해야겠다. 칭찬은 아이만이 아니라 인간, 동식물에도 적용되는 사랑의 몸짓이다.
피그말리온처럼 누군가에게, 혹은 무엇인가에 간절히 기도해보자. 가을이 깊어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