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가 고부채 구조 고착화…부채 전국 평균 1.5배 ↑
15일 한국은행제주본부가 밝힌 ‘제주지역 농가의 재무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농가 1가구당 소득은 4110만원, 지출은 3020만원으로 전국 평균 소득 3210만원, 지출 2770만원보다 규모가 크게 나타났다.
제주 농가 소득은 전국 1위, 지출은 경기도 3880만원에 이어 두 번째다.
제주지역 1농가당 자산은 4억4100만원, 부채는 4050만원으로 전국 평균 소득 3억7250만원, 부채 2720만원보다 많았다.
이는 경기도 지역 평균 자산 7억1520만원, 부채 4260만원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
제주지역 농가 부채 규모는 2003년 4400만원에서 계속해서 상승, 고착화 형태를 띠고 있다.
다음은 제주지역 농가의 소득과 지출, 자산, 부채 현황이다.
◇소득 = 제주지역 농가의 가구당 소득은 지난해 4110만원으로 전국 평균 3210만원보다 900만원 많았다.
제주지역 농가 소득은 2003~2010년까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한은 관계자는 “제주지역 농가 소득이 큰 것은 부가가치가 큰 감귤 중심의 농업구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다만 제주지역 농가는 소득 변동성이 전국에서 가장 큰 편”이라고 밝혔다.
제주지역 농가의 소득은 농업 이외의 소득이 상당부분 차지했다.
경제활동을 통한 소득은 사업외소득과 겸업소득 비중이 각각 32.9%, 7.5%로 농업소득(43.7%)과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비경제활동에 따른 이전소득과 비경상소득은 제주지역 농가가 전국 평균에 비해 비중이 낮았다.
이는 제주지역 농가의 노령인구 비중(지난해 기준, 60세 이상 인구 비중 28.3%)이 전국(41.8%)보다 낮아 노령연금 등 보조금 수급액이 적기 때문이다.
◇ 지출 = 제주지역 농가의 가구당 지출은 3020만원으로 전국 평균 2770만원보다 250만원 많았다.
전국 평균과의 격차는 2003년 820만원에서 지난해 250만원으로 크게 줄어 들었다.
농가 지출은 주거 및 의복비, 식료품비, 보건비 지출의 비중은 작은 반면 교통·통신비 및 교육비, 오락·문화·외식비 지출 비중은 컸다.
비소비성지출인 조세·연금납부 및 경조비 지출도 전국 평균에 비해 많았다.
제주지역 농가의 가구당 경제잉여(농가 소득에서 지출액을 차감한 것)는 1090만원으로 전국 평균 440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제주지역 농가의 가구당 농업경영비(농가의 농업경영에 투입된 일체의 비용)는 노무비, 농약비, 감가상각비, 광열비를 중심으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제주지역 농가의 감가상각비와 광열비가 많은 것은 타 지역에 비해 시설재배 비중이 높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높은 노무비 비중은 농산물의 수확과 출하에 노동 투입이 집중됨에 따라 외부 노동력에 대한 고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데 따른 것이다.
제주지역 총 노동 투하 대비 수확 및 출하 노동 비율은 55%로 전국 42.3%보다 높았다. 총 노동 투하 대비 고용 노동 비율도 제주 23.5%로 전국 12.3%보다 갑절 높았다.
농약비는 감귤과 밭작물 중심의 농업생산 구조로 인해 농약 사용량이 많다는 것을 반영했다.
지난해 영농형태별 농가 가구당 농약비는 과수 220만원, 특용작물 150만원, 채소 120만원, 화훼 100만원), 논벼8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 자산 = 제주지역 농가의 가구당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현재 4억4000만원으로 전국 평균 3억7000억원에 비해 6800만원 많았다.
제주지역 농가의 가구당 자산은 2002년 3억1000만원에서 지난해 4억4000만원으로 40.8% 증가했다.
제주지역 농가의 자산은 전국 평균에 비해 토지 자산의 비중이 큰 데 반해 건축물 자산의 비중은 작았다. 즉 토지 자산 평가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건축물 자산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 부채 = 제주지역 농가의 가구당 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4050만원으로 전국 평균 2720만원에 비해 1330만원 많았다.
제주지역 농가의 가구당 부채는 2002년 3810만원에서 지난해 4050만원으로 6.3% 늘었다.
부채 구성은 단기 차입금, 선수금 및 미불금 등 유동부채가 전국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농가 부채의 차입처별 구성을 보면 제주지역 농가는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개인차입 비중은 2003년 11.4%에서 2010년 18.1%로 크게 늘어났다.
한편 농가의 차입금에 따른 이자비용은 농어촌진흥기금 융자를 비롯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69만원으로 부채 규모에 비해 크지 않은 편으로 조사됐다.
한은 관계자는 “제주지역은 전체 가계대출에서 상호금융을 비롯 비은행 금융기관의 비중이 전국에 비해 크다는 점에서 농가 역시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