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결의' 민주당 임시전대…찬·반파 곳곳 충돌
ㆍ반대파 난입해 '대의원 명부 조작' 의혹 제기도…"사실무근"
야권통합 결의를 위한 민주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전대)가 11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가운데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곳곳에서 충돌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민주당은 이날 예정보다 40여분 지연된 오후 2시40분께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시민통합당(혁신과통합)과의 통합 안건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전대를 개회했다.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인 오후 3시10분께 통합 반대파 박모(56)씨 등 10여명은 봉쇄된 출입문을 뚫고 들어와 '통합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고성을 질러 소란을 일으켰다.
당시 정장선 사무총장의 당무보고는 중단되지 않았지만 이 곳 근처에 있던 당원들이 박씨의 입을 틀어막거나 "거기 조용히 해!" "그만해"라며 고함으로 맞대응 해 한 때 이목이 집중됐다.
박씨는 또 "당 관계자가 대의원증과 대의원민증을 대량으로 갖고 있는 것을 봤다. 당 지도부가 대의원 명부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황당해했다.
찬반토론에서도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들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렸다. 토론이 진행되자 참석자들은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주장에 야유를 보내며 견해차를 드러냈다.
앞서 임시전대가 개의되기 전에도 찬성파와 반대파들이 갈등을 겪는 등 전운이 감돌았다.
통합 반대파들은 행사 전부터 행사장 안팎에 '선(先) 당내혁신, 후(後) 야권통합', '공천은 국민에게 당권은 당원에게', '60년 전통 민주당 우리가 지킨다', '해산결의 반대로 민주당을 사수하자', '밀실정치 야합정치 지도부는 떠나라'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분위기를 몰아갔다.
이들은 당 지도부의 통합 방식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의결 정족수가 충족되지 않도록 '입장 거부'와 대의원증 교부를 위한 '지문날인' 거부 등의 선전전을 벌였다.
이들은 행사장을 찾은 당원들을 상대로 "혁통과 통합안은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백기투항"이라며 "나쁜 통합을 부결시켜 민주당을 사수하자"고 촉구했다.
특히 "당원들이 배제된 독선적·일방적 통합은 당원주권에 반하고 절차적 민주주의에 반한다"며 "매당 행위로 민주당의 60년 전통과 역사를 송두리째 폐기처분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주최 측은 통합안 처리를 위한 정족수인 전체 대의원 1만562명 중 과반수 5284명을 넘기기 위해 대의원들의 입장을 독려하며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였다.
다만 통합 반대파가 난입해 행사를 방해할 것을 우려해 엄격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 대의원에 한해서만 입장을 허용했다.
주최 측이 고용한 경비업체 직원 50여명은 행사장 입구를 단 한 곳만 개방하고, 입장하는 이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철통경비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대의원이 아닌 당원들이 행사장을 찾았다가 쫓겨나자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들은 다른 장소로 발길을 돌리며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을 입장시키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 "촌놈이라고 무시하냐"는 등의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임시전대 예정시간이었던 오후 2시께에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출입구에 몰리면서 혼잡을 빚었다. 이 때 일부 당원이 대의원증 없이 입장을 강행하려 했다가 저지당하면서 진행요원과 몸싸움을 주고 받는 등 승강이를 벌였다.
낮 12시40분께에는 대의원증 소지자만 입장하도록 한 주최측의 방침에 반발, 일부 당원이 10여분간 진행요원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