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소녀, 20대초에 죽었다…희망의 투병일기

2011-12-10     나기자

1리터의 눈물 (키토 아야 지음·옥당 펴냄)

“이 병은 왜 나를 택했을까? 운명이라는 한마디 말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책과 음악을 좋아하고 또래 아이들처럼 얼굴에 웃음이 끊이지 않던 15세 소녀 키토 아야는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이름마저 생소한 불치병에 걸린다.

인간의 뇌에 있는 신경세포 중에서 운동 조절을 담당하는 소뇌, 뇌간, 척수의 신경세포에 퇴행성 변화가 찾아와 처음에는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지고 점차 말하기, 먹고 마시기 등 삶의 기반을 서서히 파괴하다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

발병하면 보통 5년에서 10년 사이에 사망에 이른다. 점점 운동 능력을 잃으면서 죽음을 향해가는 동안에도 지적 능력에는 이상이 없어 자신의 죽음을 그저 바라봐야 한다는 점에서 환자에게 더 치명적이다.

어제와 다를 게 없는 어느 평범한 날,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고꾸라지고 치료 방법도 모른 채 예정된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잔인한 운명인 것이다.

‘1리터의 눈물’은 소녀 아야가 잔혹한 운명을 마주한 순간부터 손가락이 굳어 더는 글씨를 쓸 수 없게 된 20대 초반까지 병과 싸우며 힘겹게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간 투병 일기다. 하지만 아야는 병과 싸우면서도 자신의 잔혹한 운명을 탓하기는커녕 일기를 쓰면서 웃음을 잃지 않고 행복과 희망을 써내려갔다. 마지막 순간에는 자신을 돌봐준 가족에게 ‘고맙습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떠난다.

출판사는 “불치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최후의 1분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살았던 저자의 이야기는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희망과 용기를 줬다. 전 세계 400만 독자에게 커다란 감동을 선사했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