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이만수, 일구상 시상식에서 '어색한 만남'

2011-12-09     나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전·현직 감독이 일구회 시상식에서 만났다.

김성근(69) 현 고양 원더스 감독과 이만수(53) SK 감독은 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11 CJ 마구마구 일구상 시상식에서 조우했다.

김 감독은 낮 12시부터 시작된 시상식을 앞두고 오전 11시20분께 도착했다. 일구회 회원인 김 감독은 다른 회원들과 입구에 나란히 서서 손님들을 맞았다.

일구상 시상식에는 프로야구 감독들이 대부분 참석한다. 이날도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을 제외한 모든 감독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이 감독은 시상식이 시작되기 약 15분 전에야 행사장에 도착했다.

손님을 맞던 김 감독은 이 감독과 악수를 나눴다. 하지만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이었다. 이 감독도 굳은 표정이었다. 악수만을 나눈 짧은 만남이었다.

김 감독과 이 감독이 공식 석상에서 마주친 것은 지난 8월 김 감독이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처음이다.

한 때 감독과 수석코치로 SK를 이끌었지만 김 감독과 이 감독의 관계는 편치 않다. 감정의 골이 깊다.

사퇴 이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감독은 "김성근 감독님께 여러 번 전화를 드렸는데 받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전화라는 것도 타이밍이 있는데 내가 그만뒀을 때와 해임됐을 때, 구단에서 자신에게 연락이 갔을 때 세 번의 시기를 놓쳤다"며 이 감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감독은 행사가 끝난 뒤 이 감독과의 만남에 대해 "악수하는 것이 어려운 일인가. 원수지간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SK 감독 사퇴 이후로는 처음 만났다. (오랜만에 봤는데)감독의 얼굴이 되어 있더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김성근 감독님께서 SK 감독직에서 사퇴하신 이후로는 처음 뵈었다"며 "더 이상 어떤 말을 하기는 그렇다"고 말을 아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