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의장 비서 공씨와 디도스공격 전날 술자리…경찰, 소환조사
ㆍ경찰, 공씨와 동석한 박 의장 비서 등 5명 출국금지 요청
ㆍ공씨, 범행시간대 제3자 3명과 통화
10·26재보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A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구식 의원실 비서 공모(27)씨는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10월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 박 의장의 행사의전 비서(전문계약직 라급) 김모씨 등 5명과 함께 술을 마셨다.
이날 술자리는 박 의장의 비서인 김씨가 주선했다. 공성진 전 의원의 비서였던 박모씨, 검찰 수사관 출신 사업가 김모씨, 피부과 병원장 이모씨, 변호사 김모씨 등이 참석했다. 공씨는 뒤늦게 합석했지만 나머지 사람들과는 초면이었다.
김씨는 최 의원의 전 비서로 공씨와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직 여당 의원 비서 3명이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 전날 만난점으로 미뤄 조직적으로 범행을 모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공씨와 함께 동석한 5명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경찰은 이날 김씨를 상대로 공씨와 디도스 공격을 공모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데 수사력을 모았다. 이를 위해 사건 당일 술자리에서 이들과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는지 등을 조사하는데 집중했다.
앞서 경찰은 공씨를 제외한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나머지 4명을 소환해 조사를 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당시 병원투자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갔을 뿐 선관위 디도스 공격 등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씨는 10월25일 오후 11시께 이들과 술을 마시던 중에 필리핀에 있는 IT업체 사장 강모(25)씨에게 전화를 걸어 선관위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홈페이지를 공격해달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공씨는 10·26재보선 전날 밤부터 선거 당일 오전 3시30분까지 강씨와 29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 이외에 또다른 사람과 통화는 한 횟수는 8차례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공씨는 10월25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강씨와 29차례 한 통화 외에 통화한 횟수는 8차례"라며 "8차례 통화를 한 대상의 전화번호는 3개였다"고 말했다. 당시 공씨와 통화한 제3의 인물이 누구냐에 따라 디도스 공격의 배후가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또 공씨와 강씨 등에 대한 계좌, 통화기록, 이메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받아 계좌추적을 실시하고 있다.
공씨 등의 계좌는 물론 연결 계좌가 있는지도 파악하고 새로운 계좌 나올 때마다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할 계획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통화기록 내역과 이메일 송수신 자료를 분석해 이들의 범행 동기와 배후, 윗선개입, 대가성 거래 등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공씨 등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강씨가 운영하고 있는 대구 지역의 IT 업체와 서울 강남 자신의 주거지 등에서 압수수색한 압수물 분석에도 주력하고 있다.
강씨 등은 혐의를 인정하고 있지만 공씨는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강씨 등이 공격했다고 진술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홈페이지 접속 기록도 제출받아 피해 현황 등도 확인 중이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