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끝나지 않는 해양쓰레기와의 전쟁
박찬미 제주시 애월읍사무소
2016-06-15 영주일보
나의 업무는 출근길에서부터 시작된다. 하귀에서 애월읍사무소까지 해안도로를 타고 바닷가에 올라온 쓰레기들을 살피며 출근한다. 내 업무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은 해양쓰레기를 치우는 일이다. 해양쓰레기는 매일 같은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다. 어제 치운 쓰레기가 오늘 보면 언제 치웠냐는 듯이 그대로 쌓여있다.
해양쓰레기를 치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 중에 하나는 민원업무이다. 아름다운 제주바다를 한번 보겠다고 배를 타고 혹은 비행기를 타고 멀리서 한걸음에 달려온 사람들이 바다에 있는 쓰레기를 보면 민원제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그림같은 바다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치워도 치워도 끝이없는 쓰레기는 내 의지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어선들이 버리고 간 어구, 그물들과 관광객들이 산책로에 버린 생활쓰레기들... 관광도시 제주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바닷가에 쓰레기는 늘 쌓여있고, 그것을 버리는 사람들의 시민의식은 쌓이는 쓰레기만큼이나 낮아지고 있는것만 같다.
보통 사람들은 에티켓이나 도덕성을 보고 시민의식이 좋고 나쁨을 판단한다. 2015년도 지난 한 해 애월읍에서 처리한 해양쓰레기만 115,000kg으로 하루평균 315kg이다. 2016년도 5월까지 52,000kg의 쓰레기를 처리했으며 하루평균 346kg으로 작년보다 31kg이 증가했다. 애월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그만큼 쌓이는 쓰레기도 증가하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제주바다를 지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의식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무리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라는 표지판을 설치한들 버리는 사람들이 ‘나 하나쯤이야’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바다는 절대로 깨끗해지지 않을 것이다.
즐거운 관광뿐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우리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에게 작은 바람이 있다면 지금 내가 보는 이 바다를 우리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주는 것이다.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바다 보존에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