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재능기부로 청소년들에게 꿈을 준 대중문화 캠프
오남선 서귀포시 평생교육지원과장
2016-06-09 영주일보
연출기획팀의 소개와 함께 무대 위에서는 연극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한창 진행 중이던 연극이 갑자기 멈추었다. 무대 위에 산모, 청소하는 아줌마, 아가씨로 출연한 연기자들이 서로 눈치만 보았다.
연극 도중에 출연배우가 두 번씩 대사를 잊어버려 머뭇거리며 울상을 짓자 연출자가 무대에 올라 쪽지를 보여줘서‘산부인과’라는 연극은 계속진행이 될 수 있었고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얼마 전에 있었던 도내 고등학생들이 기획하고 연출한 청소년 대중문화 캠프 마지막 날 발표회 장면이었다.
이번에 진행된 캠프는 뮤지컬, 밴드, 대중음악, 연기, 공연기획 연출 등 다양한 분야의 대중문화를 영화배우 문희경 회장을 비롯한 제엔모 회원들이 지도로 서귀포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및 예술의전당 등에서 3일간 진행이 되었다.
올해로 제6회째를 맞는 청소년 대중문화 캠프는 교육청과 서귀포시 교육발전기금의 지원과 참여가 있어 가능했지만 무엇보다도 배우, 감독, 기획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제엔모 회원들의 재능기부로 학생들이 끼를 발산하며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기획에서부터 시나리오, 연출, 촬영, 제작 등 여러 분야를 고등학생 200명이 15개 팀으로 나누어 강사들의 지도하에 연습하고 발표하기 까지 청소년 대중문화 캠프는 젊은 열정만큼이나 진지했고 뜨거웠다.
발표회장에 참여했던 학부모는 “내 딸이 촬영한 영화의 장면을 보며 눈물까지 흘렸다. 딸이 자랑스럽다”라며 좋아했다.
비록 3일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영화 및 비디오를 비롯하여 밴드나 연극 작품 등을 서귀포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발표회를 끝으로 일정을 마치면서 지도해준 강사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과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특히 최근 방송에서 힙합으로 청소년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문희경 회장은 강사로 참여한 30명의 제엔모 회원들이 진행과정을 하나하나 챙기고 2박 3일간 숙박까지 함께하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지도하는 모습을 보며 스타는 다르구나 하는 걸 느끼게 했다.
“오늘 연극 장면처럼 지금은 대사를 잊어버려 당황해 하던 학생이 언젠가는 훌륭한 연기자로 우리 앞에 나타 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청소년 대중문화 캠프의 막을 내립니다“라는 진행자의 멘트가 마음에 와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