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너와 나의 정의, 신뢰라는 이름

홍기확 서귀포시 생활환경과

2016-05-25     영주일보

20대 총선이 끝났다. 선거기간 전부터 매일 수건씩 오던 후보자 및 지지자들의 문자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이번 선거도 지난 수차례의 선거와 마찬가지로 어지러웠다. 재산누락, 투기의혹 등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이 도마에 오르며 도민들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재산누락과 투기의혹은 어떤 문제가 있을까?

최근 자료에 의하면 2016년 국회의원 중 최고부자는 1,629억이었다. 가장 가난한 의원은 14억의 빚을 지고 있었다. 부자든 가난하든 올해 두 의원은 당선되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돈이 많고 적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그 돈이 형성되는 과정이 정상적이고 일반적이었느냐 아니냐가 문제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정치인․고위공직자의 돈이 많고 적음에 문제를 제기할 이유가 없다. 숨기는 것이 문제다. 재산형성과정이 투명하다면 ‘억’소리 나는 부자든 ‘조’소리 나는 부자든 상관없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게 당연하듯이, 정치․행정을 하는 사람이 돈이 많으면 우선 부럽다. 하지만 부러우면 지는 것이다. 유권자와 민원인들은 지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다. 흔들리는 것은 일부 뿌리가 약한 정치인․고위공직자들이다. 공약과 정책이 투명하다면 사람들은 그를 선택한다.

그럼 다음으로 각종 후보자․고위공직자의 재산누락과 투기의혹이 도민과 공직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스티븐 M. 코비는 『신뢰의 속도』에서 공식을 소개한다. 신뢰↑ = 속도↑ + 비용↓. 즉 신뢰가 높은 사회일수록 속도가 증가하고, 사회적 비용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반대로 신뢰가 낮은 사회는 속도가 줄고 비용이 높아진다.

정치인․고위공직자에게 신뢰가 없다면 분명 속도가 느려진다. 하나의 공약, 정책에도 사람들은 신뢰가 낮아 검증을 한다. 검증에는 시간이 소모되고, 비용이 소요된다. ‘상부에 정책이 있으면, 하부에는 대책이 있다.’는 중국 속담처럼 각종 사업들은 파급이 느리고, 효과가 반감된다. 도민은 지치고, 공직사회는 쳐진다.

제주도로 한정해보자. 매년 만 명이 넘는 이주민들. 몇 년째 호황인 건설경기. 뜨거운 도시다. 달려야 한다. 제대로 된 정치인을 뽑고, 제일 하는 고위공무원을 뽑아야 한다. 언제까지 각종 의혹을 두고 도덕성을 검증해야 하는가? 신뢰를 쌓기에도 부족한 시간인데!

정의. 정의로운 사회를 꿈꾼다.
너와 나의 정의. 다음에는 신뢰라는 이름으로 만났으면 하고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