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렴에 대한 또 다른 시각

전승헌 제주시청 안전총괄과

2016-05-16     영주일보

작년이었다. 어떠한 교육의 일환으로 강의를 받았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 내용만은 아직까지도 뚜렷하게 기억이 선명하여 소개해 볼까한다. 그때 당시, 한창 공무원 횡령 사건으로 제주도 전체가 소란스러웠고 그로인해 공직기강 해이 및 청렴도 추락으로 충격이 가시질 않고 있을 때였다. 때마침 인재개발원에서 청렴 교육이 있었고 그 요점은 이러하였다.

“공직 내부에 청렴이 문제가 대두되는 건 조직 내 소외된 직원들을 방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처음엔 청렴 교육이라고 해서 공직자의 청빈과 정직을 강조하는 내용일거라 지레짐작하고 추측을 했었는데 새로운 시각의 청렴 강의라 점점 귀를 기울이게 되었던 것 같다.

어느 조직이든 직장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길 마련인데 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항상 외로운 상태를 지속시킬 경우 사건·사고의 중심축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만약 거꾸로 생각해본다면 매일 직장 동료들과 잘 어울리며 소통이 원활하다면 과연 횡령을 태연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적어도 직장 동료에 대한 미안함이 대화의 매순간 그 사람의 양심에 두드림을 주지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렇다 우리는 혜민스님의 책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에서처럼 공직자들에게 청빈하고 정직한 삶을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한번쯤은 사무실 내에서 말이 없고 조용한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일탈을 꿈꾸는 이들로 하여금 ‘나는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사람이구나’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다독임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사무실 내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하는 시도가 청렴의 새로운 방법임을알고 누군가에게 커피 한 잔 건네며 실없는 소리로 웃음을 줄 수 있는 여유를 공유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