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비례대표제 언제 도입됐나
국회의원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된 때는 언제일까.
국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63년 11월26일 실시된 제6대 국회의원 총선 당시 선거 사상 최초로 선거구를 지역구와 전국구로 나눠 전국구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당시 민정이양을 약속한 군사정변의 주체세력은 1963년 2월26일 민주공화당을 창당했다.
같은 해 11월26일 제6대 국회의원총선거에서 33.5%의 득표율에 그친 민주공화당은 헌정사상 최초의 전국구제(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전체의석의 62.8%에 해당하는 110석을 획득했다.
비례대표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뽑아 전문성과 다양성을 대표한다는 취지로 시행됐지만 사실상 박 전 대통령 측근들의 논공행상과 강력한 정권 창출을 위해 실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1년 이전에는 비례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정당명부 투표를 따로 실시하지 않고 각 당 후보자의 총 득표율을 토대로 각 정당에 의석을 할당했다.
그러나 2001년 헌법재판소가 '비례 대표 선출방식이 직접 선거와 평등 선거에 위배된다'는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현재는 정당명부식 1인2표제로 변경됐다.
현재 18대 비례대표 의원은 한나라당이 22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민주당 15명, 미래희망연대 8명, 자유선진당 4명, 민주노동당 3명, 창조한국당 2명 등이다. 총 의석수 299석 가운데 54석을 차지하고 있다.
◇한나라당 비례 대표제 '슈퍼스타 K' 방식 고려
한나라당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후 당 쇄신안 중 하나로 비례대표 의원의 절반을 일명 '슈퍼스타 K' 방식으로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 도입했던 국민참여경선제를 이용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비례 대표 의원(국회의원 정수 299명 중 54명)으로 선출될 후보 중 절반(27명)을 국민공모 오디션 방식으로 선출한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근본적으로 당의 변화를 위해서는 진정성 있게 시민들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며 "슈퍼스타 K 방식으로 비례 대표제를 선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은 "지금은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과 원칙의 문제"라며 "원칙이 흔들리면서 공천 방법을 인기몰이로 하겠다는 계획을 이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은 "쇄신을 위해 비례 대표를 활용하겠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너무 대중성에 의존하다보면 원래 취지를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후보 검증 시스템 강화 주장
전문가들은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지 50여년이 돼가고 있지만 원래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국회의원 당선을 목적으로 비례 대표 후보의 특별당비를 낸 대가로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철만 되면 비례대표 공천자를 놓고 '비밀대표', '비리대표'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비례대표제는 유지하되 운영의 투명성과 후보 검증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는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선거제도의 개혁은 시민들의 개혁 요구가 효과적으로 표출되고 그것이 정치적으로 잘 집약될 때 달성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한 언론에서 "비례대표 공천 과정의 문제점은 후보 선정의 원칙과 기준이 불분명하고 선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선책과 관련해 "후보를 충분히 검증할 시간을 갖도록 하고 선정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해 뒷거래 의혹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일인 12월13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향후 실질적 조치가 나올 지 주목된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