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렴사회의 바탕은 신뢰
김시종 제주시건입동주민센터
2016-05-09 영주일보
존슨 앤 존슨은 즉각 소비자들에 대한 책임에 맞춰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자체적인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약품을 절대 먹지 말도록 대대적인 홍보를 게시했다.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독극물이 주입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문제가 된 시카고지역에 배포된 제품만을 거둬들일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존슨앤존슨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총 1억달러(약 1300억원) 상당의 상품을 전국에서 스스로 모두 거둬들였다. 경영층은 대응한 만큼 소비자들이 우리를 믿어줄 것이라 판단했다. 존슨앤존슨의 마이클커리 부사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존슨앤존슨의 윤리적 태도를 신뢰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결과적으로 해당의약품은 현재까지 미국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의약품로 살아남았고 세계적으로 연간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상품이 됐다. 커리 부사장은 다른 꼼수를 생각했다면 존슨앤존슨은 시장에서 신뢰를 잃어 기업의 존립자체가 위태로웠을것이다.
존슨앤존슨의 대응은 미국경제계 및 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기업윤리가 이름뿐인 아닌 위기대처 능력의 결정적인 요소로 부각된 것이며 비즈니스 스쿨들이 잇따라 기업윤리 과목을 개설했고 미래의 경영자들에게 기업윤리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치게 했다. 기업의 상품에 문제점이 생겼을 때 그 책임을 회피하거나 비윤리적 방법으로 대처할 수도 있었겠지만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 제품을 다시 거둬 들이는 등의 모습이 참 윤리적으로 보였다. 단기적으로 본다면 큰 손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더욱 장기적인 이익을 확보했다.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이야기이다. 특히 공직사회는 신뢰를 바탕으로한 청렴한 행정행위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감동과 믿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청렴이 단지 뇌물을 받지 않는 소극적 의미로만 생각하지 않고 공직자와 국민 서로간의 신뢰하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청렴이 더 빛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