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감귤혁신 5개년 계획에 대하여
전병화 제주자치도 감귤특작과
2016-03-17 영주일보
그런데, 일부에서 감귤혁신 계획이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배경에는 지난 해 노지감귤이 수확기 잦은 비날씨로 품질저하,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둔화로 수입산 열대과일과의 경쟁에서 밀려 가격이 하락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초 방침과는 다르게 수확기 비날씨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여 저급품감귤에 대해서 시장격리를 하였는데 이를 기점으로 혁신계획 자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감귤혁신 5개년 계획은 농가 소득 향상을 위해 4대 분야 8개 핵심과제 73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73개 사업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며 지난 해 80여차례 4,500명을 대상으로 한 농가 설명회에서 300여건의 의견수렴을 토대로 만들어 졌다. 감귤산업의 주인공인 감귤농가가 만든 혁신계획에는 중장기 발전을 위해 농가 조직화를 위한 의무자조금 조성, 가공산업 육성사업, 맛 좋은 감귤을 만들기 위한 사업들이 있으며 농가의 손톱 밑 가시 제거를 위한 사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모든 정책에는 명과 암이 있어서 혜택을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함께 존재한다. 그렇기에 소수의 일부 엘리트 농가를 위해 목표설정을 높게 해서도 안되고 너무 낮게 해서도 안된다. 평범한 다수 농가가 따라올 수 있는 수준을 제시해야 하는 섬세함을 정책에 녹아내리게 해야 하는 고민이 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는 열 사람의 한 걸음’이라는 다같이 잘사는 농업․농촌이 제주도 농정이 추구해야 할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
일정한 당도 기준 이상으로 고품질감귤 기준을 설정하여 혁신계획에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래야 농가들이 노력해서 품질좋은 감귤을 만들고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에 공감하며 존중한다. 그러나, 고품질감귤에 미달된 감귤은 어떻게 처리할까 하는 과제가 남는다. 그리고 부작용에 대해서는 온전히 떠안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한다.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고 소수 의견이라도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행정은 직접 정책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긍정적 측면과 함께 크고 작은 문제점도 들여다 봐야 한다.
감귤혁신 5개년 계획은 지난 해 발표때도 언급한 것처럼 완전체가 아니다. 발전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다양한 쓴소리를 소화하면서 한층 진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