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3⋅8 세계여성의 날〃에 즈음하여

김희옥 서귀포시 여성가족과

2016-03-07     영주일보

혹독한 추위가 남긴 상처는 미처 아물지 않은 채 피어나는 새 생명의 신비로움 속에 찾아오는“3⋅8 세계여성의 날”이면 1908년 뉴욕의 루트거스 광장에서 억압에 맞서 노동권과 생존권을 부르짖었던 여성노동자들의 함성과 함께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삶을 개척해 온 우리 어머니들의 애환 어린 삶을 떠오르게 된다.

돌이켜 보면 제주는 오롯이 여성의 땅이었다.

설문대, 자청비 등 제주신화 속의 여신들, 굶주림에 허덕이는 백성들을 살린 조선 최초의 의녀 김만덕, 일찍이 해외로 진출하여 외교무역의 주역이 되어 온 제주해녀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화와 역사의 중심에는 뿌리 깊은 여성의 힘이 스며있다.

무엇보다 뭍과 바다를 넘나드는 부지런함 속에서 우리 어머니들께서 보여준 수눌음과 조냥정신, 불턱의 리더십을 통한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삶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고 싶은 매력적인 섬 제주를 이끌어낸 동력이 되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한 2016년 1월 기준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전국 61.1%(남 72.4, 여 50.3)에 비하여 제주는 69%(남 76.4, 여 61.7)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여성인 경우, 전국 평균보다 11.4%나 많게 경제활동을 하고 있음은 시대는 변하였지만 척박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강인한 정신으로 삶을 일구어 온 제주여성 유전자의 영향력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아직도 여성에게는 일과 병행하여 육아와 가사노동, 가족 돌봄의 역할까지 직장인, 아내, 엄마, 며느리로서 책임져야 할 짐이 버거운 게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서귀포시에서는 육아종합지원센터 건립, 종일 또는 시간제 맞춤형 보육 서비스, 가정에 돌보미를 파견하는 아이돌봄 사업과 어르신돌봄 서비스 운영 등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여건과 행복한 가정 구현을 위한 가족친화 환경조성에 애쓰고 있다.

더불어, 가정에서도 여성에게 가중된 부담을 가족 간의 존중과 배려 속에 함께 나누고, 성 역할의 고정관념을 깨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3.8 세계여성의 날”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여성들의 존엄과 권리가 보장되는 멀지 않은 제주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