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철 시인 제6회 한국시조대상 수상
제주의 전통문화인 ‘몸국’을 시어로 빚어내
3월 5일 서울출판문화회관서 대상 시상식, 창작지원금 1천만원 받는다
오 시인은 오는 3월 5일 서울출판문화회관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과 함께 창작지원금 1천만원을 받게 된다.
한국시조대상은 2007년 세계시조사랑회가 주최하고 계간 『시조월드』가 주관하여 제1회 및 제2회를 시행한 후 중단됐다 2013년부터 계간 『시조시학』이 바톤을 이어받아 부활돼올해 제6회째를 맞고 있다.
시조시학은 오 시인의 작품을 선정한 이유에 대하여 행간에서 읽혀지는 서사성의 깊이가 현대시조의 나아가야 할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서민적이고 따뜻한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몸국’에서는 “싸락눈이 내릴 듯한 깊어가는 계절에 다가오는 추위에 등산을 하고 나서 몸을 덥히고 싶은 소시민의 몸국에 대한 더운 신뢰가 귀중하게 읽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작품속에 제주라는 지역의 정서가 보편적 의미를 지니면서 시대의 아픔을 관통하고 있다. 가문잔치는 가족과 가까운 친척들끼리 모여서 벌이는 소박한 잔치를 말하니 정이 물씬 묻어나는 서민적인 미풍양속이 돋보인다고 했다.
또한 자유자재로 음보의 폭을 조절하는 시조의 가락적 운용이 이미 하나의 경지를이루고 있다고 평했다.
심사진은 오 시인의 작품 ‘겡이죽’ ‘애월의 달’에서도 일관된 세계관과 투철한 작가 정신을 보여주고 있고 특히 서민적이면서도 지역적인 정서가 깊이 있는 생의 시적사유로 전환되면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시조대상은 한국인의 정신을 더욱 고양시키고 세계적인 장르로 도약하기 위하여 훌륭한 시조작품과 깊이 있는 진정한 예술혼을 지닌 시조시인을 찾아 격려하고 그 작품 세계를 널리 알리기 위해 수상작을 선정할 때 동시에 열분 내외의 우수 시조시인을 선정하고 수상작과 함께 우수작품을 따로 묶어 단행본으로 발행하여 시조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다.
한국시조대상은 제1회 수상자로 최승범 시인을 선정한데 이어, 제2회 수상자는 김제현 시인, 제3회 수상자는 윤금초 시인, 제4회 공동수상자로 정수자 시인과 홍성란 시인, 제5회 수상자는 박시교 시인을 각각 선정 시상했다.
오승철시인은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 데뷔했다. 시집 『개닦이』 『누구라 종일 훌리나』『터무니 있다』, 시선집으로 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사고 싶은 노을』이 있다. 수상경력은 한국시조작품상, 유심작품상, 이호우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오늘의 시조문학상 등이다.
몸국
오승철
그래, 언제쯤 내려놓을 거냐고?
혼자 되묻는 사이 가을이 이만큼 깊네
불현 듯
이파리 몇 장 덜렁대는 갈참나무
그래도 따라비오름 싸락눈 비치기 전
두 말떼기 가마솥 같은
분화구 걸어놓고
가난한 가문잔치에 부조하듯 꽃불을 놓아
하산길 가스름식당
주린 별빛 따라들면
똥돼지 국물 속에 펄펄 끓는 고향바다
그마저 우려낸 몸국,
몸국이 먹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