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선물과 뇌물의 차이
양현주 제주시 이도2동주민센터
2016-02-17 영주일보
“선물은 남에게 자랑하고 싶은거고, 뇌물은 남에게 감추고 싶은거요.”
그야말로 짜릿한 답변이었다. 아주 간결하고, 국문학적 감성이 돋보이는 고농축의 언어로 청렴에 대한 팩트를 정확하게 날린 것이다. 간결하고 짧은 만큼, 진하게 농축된 의미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청렴에 대한 무수한 담론과 미사여구의 언어보다 더 강렬하고 확연히 의식을 파고 들었으며 그 멘트 하나로 교육은 아마 성공이었지 않나 싶다. 아주 쉽게 정의를 내려준 맑고 똑똑한 그녀의 감성에 존경을 표하며 “나에게도 남에게 감추고 싶었던 선물이 있었나?” 자신을 뒤돌아 보게 되었다.
사실 선물과 뇌물은 구별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선물은 조건없이 주는 것이어야 하는데 현실에선 그렇지 않을때가 많다. 선물을 줬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해야만 비로소 선물이 되는 것일진대 그러지 않으면 먼가 대가를 바라는 뇌물일 뿐인 것이다. 그렇다면 뇌물은 왜 생겨나는 것일까? ‘뇌물의 역사’(임용한・김인호・노혜경 공저)에서 저자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인간의 욕망이라고 하였다. 보다 빠르고 쉽게 원하는 바를 쟁취하고 싶은 욕망, 또 자신의 능력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하였다. 인류 창조와 함께 시작된 인간의 욕망은 알게 모르게 우리를 뇌물문화의 익숙함 속에 살게 했고 그만큼 뇌물은 동서고금 막론하여 공존해 왔기 때문에 역사의 뿌리가 매우 깊다. 하지만 세상엔 비밀이 없다. 단지,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혹여나 이 정도쯤이야 하고 받을수 있는 뇌물, 그로 인해 양심에 흠집 내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항상 뇌물을 멀리하는 삶으로 인도 되길 바라며 그녀의 말을 진정으로 되새겨야 할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