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폭설피해 농가의 아픔 치유!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강연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2016-02-05     영주일보

지난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내린 눈이 32년만의 폭설기록과 함께 제주기상청 개청 이래 최저 기온을 기록하는 등 기상관련 여러 기록들을 갈아 치웠다.

표선면 지역에도 3일간 내린 누적 적설량이 40㎝를 넘어섬으로써 폭설로 인한 시설하우스 피해가 집중되었다. 아직 수확하지 못한 한라봉이며, 레드향, 금감 등이 상품성을 잃은채 파손된 하우스 안에 남겨져 있는 실정이다.

작년도 10월 이후 잦은 비 날씨로 감귤수확이 지체됨으로써 상품성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감귤가격이 폭락되어 고통을 받던 농가들이 엎친데 덮친격으로 시름과 고통이 더해지고 있다.

시설피해 현장에서 만나는 농민들에게 선뜻 위로의 말 한마디도 건네기가 쉽지 않다.

폭삭 무너져 내린 하우스, 찢어진 비닐 사이로 얼굴을 내민 한라봉이며, 레드향이며, 찢어진 감귤나무 가지들이 말을 잃게 한다.

피해 농민들은 깊은 한숨만 쉰다. 아마도 하늘을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느 곳에서는 이웃들이 찾아와 무너져 내린 하우스 안에서 기어 다니며 노랗게 채색되어 출하를 앞둔 한라봉이나 레드향, 금감 등을 하나라도 건지기 위해 안간힘이다.

1년간 땀 흘려 일군 과실을 어찌 그대로 놔 둘 것인가

이웃에게 닥친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주민들이 너나 없이 나서고 있다. 즐거움은 함께 나누고, 어려움은 함께 하는 우리 제주 고유의 미풍양속의 한 단면이다.

한 쪽에서는 엊그제부터 투입된 기관과 자생단체, 군인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쌩쌩 몰아치는 겨울 칼바람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해 복구 작업에 땀 흘리고 있다.

이제 겨우 피해 시설물 복구가 시작이다. 몇 개월이 걸릴지 예측하기도 힘들다. 왜냐하면 피해 농가는 많고 이제 설이 끝나면 복구에 집중됨으로써 지원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농어업재해대책법에서 보상하는 외에 별도로 도 차원의 특별지원계획이 발표되었다.

동해를 입은 감귤열매에 대해 시장격리 사업을 추진함은 실의에 빠진 농가들에게 그나마 한 줄기 작은 빛이라 생각해 본다.

다만, 문제는 시설피해를 입지 않은 하우스의 과실들이 동해를 입었는지조차 농가들이 아직 인지하지 못하는 점이다.

시설피해가 없기 때문에 우리 과실은 정상이겠지 하는 농가들이 의외로 많다. 과실 동해는 지금 현재도 진행 중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감귤나무의 동상해는 2~3개월 후에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여 피해신고 기간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충분한 신청기간 부여와 농가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여 한 농가도 피해사실이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피해복구 작업에 대한 일손지원이 복구가 끝날 때 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피해농가들의 고통과 시름을 함께 나누는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과 함께 따뜻한 도민들의 마음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