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차관급 대우 받아야 하나”

조현오 청장, 기자간담회서 불만 표출

2011-10-11     나기자

조현오 경찰청장(56)이 “주말에도 못 쉬는데 (경찰청장이) 차관과 같은 보수를 받아야 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경찰 총수가 본인의 처우를 말해가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조 청장은 1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국정감사에서 일부 의원들이 경찰청장 직급을 장관급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했는데 의견이 어떠냐”고 묻자, “당장은 어렵겠지만 (장관급 격상은) 결국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조 청장은 “미국 경찰은 연방공무원의 2배 보수를 받고 일본도 경찰이 일반직 공무원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데 유독 한국 경찰만 적게 받는다”며 “우리나라 경찰의 직급은 일반직 공무원보다 낮고 1인당 평균 연금도 월 181만원으로 일반 공무원(202만원)보다 적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내가 왜 차관급 보수만 받아야 하나? 내가 휴가를 가나 주말에 쉬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수당도 수당이지만 기본급이 너무 낮다”며 “국민들도 보수를 제대로 줘가며 부려먹어야지 처우도 제대로 안하면서 부려먹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 직급 문제 때문인데, 경찰청장을 장관급으로 하면 경위가 현재 7급에서 6급으로, 경감이 5급으로, 경정이 4급으로 정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간단한 방법을 두고, 경찰을 권력기관이라고 비판하면서 13만 경찰이 직급까지 높으면 곤란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도 했다.

한편 조 청장은 영화 <도가니> 파문과 관련, 교육과학기술부·보건복지부 등과 함께 장애인 시설·학교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성폭행 등 인권침해 사례가 적발되면 관계 당국에 통보해 추가 조치를 유도하고, 경찰 역시 상황에 적극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