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태식칼럼](88)신제주로 이사하다

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2016-01-14     영주일보

구제주의 중앙로 점포는 임대해버리고 신제주의 3층 건물로 이사왔다. 중앙로집 3층은 평수가 12평이어서 여섯 식구가 살기에 불편하였다. 자식들이 고등학교로 가게 되고 아들 딸 아들 딸 이렇게 순서가 되니, 같은 방에서 생활하도록 할 수도 없고, 아이들도 따로 된 방을 요구한다. 신제주 건물 3층은 30평인데 방도 세 개여서 아들 둘 딸 둘, 우리 부부 이렇게 방 하나씩을 배당받을 수 있어서 이사를 한 것이다. 이제는 내 인생에서 권력있는 자리에 못가본 것 하고 깡통 들고 문전걸식하지 않은 것 빼고 안해본 것이 없다.

이제 세상에 대하여 눈을 좀 떴다고나 할까. 내 친구 중에는 여자와 돈은 쫓으면 반드시 실패한다고 늘 말하는 사람이 있다. 정말 그랬다. 금전을 쫓아 동분서주 해도 코 아래 들어오는 것이 없다. 의식주 해결했으면 돈과 초연해서 살아야 하겠다고 생각해서 아내와도 상의해서 옛날에 밥 굶던 시절보다 나아졌으니 돈 버는 것에 애먹지 말고 느긋이 살자고 했다. 아내는 얼마동안 휴식을 가지니 몸에 밴 부지런 때문에 언제나 바빴다.

내가 윗병(胃病)이 심하여 고생하는 것을 보고 내 아내는 들판의 풀을 뜯어다 즙을 내어 아침 저녁 먹게 하기도 하고 인삼 녹용을 넣은 보약을 챙겨주어서 봄 가을로 먹어도 보고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해도 나의 병은 별 차도가 없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자라서 중학교, 고등학교 진학하고 아래로 둘은 신제주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