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는 만큼 늘어나는 행복을 위하여
이상준 중문동주민센터 주무관
2015-12-15 영주일보
이 비 그치면 추워지리라는 예보도 있다.
한해 마무리 하는 마음은 바쁘기만 한데 차가운 겨울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피부로 느끼는 추위가 아닌 마음이 추워서인 사람들.
추워지는 날씨를 보면서 어린 시절 부러웠던 것이 형이나 누나가 있는 친구들이 벙어리장갑을 받고 싱글벙글 거리는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그 시절에는 누구나 주는 것 받는 것 모두 즐거움으로 느끼며 살았다.
세태가 변했다고는 하나 요즈음은 받지 못해서 안절부절 하면서도 자기 것은 손톱만큼도 주지 않으려는 그런 세태인 것 같아 마음 한 켠 안타까움을 느낀다.
가을은 풍요로움과 낭만을 주고 떠나가고 이제 북풍 몰아치는 겨울이 닥쳐왔다.
추운 날 따스한 마음으로 나누어 가야 함에도 이웃에게 찬바람 만 안겨준다면 우리의 삶은 행복할 것인가.
계절이 바뀌어 가는데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가을은 가는데 겨울이 닥쳤다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겨울나기가 다른 계절보다 힘이 들어서라고 한다.
올 겨울 세밑에 각단체가 모두들 나름의 불우이웃돕기를 실천한다.
물품기부, 김장 만들기, 사랑의 성금 모금운동 등 사회 전반적으로 좋은 일이지만 지역에서는 어려운 이웃에 다가가 손 맞잡고 따스한 온정을 줄 수 있는 봉사를 년 중 실시하였으면 한다.
현수막 걸어놓고 사진 찍고 하는 전시성 행사가 아닌 어린 시절 형 누나가 되어 마음으로 줄 수 있는 그런 일들을 지역에서 묵묵히 선행 하면서 겨울이 왔다라고 기뻐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한다.
나는 줄 수 있는게 있어서 행복하다라고 하는 명제를 잊고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해보며 어느 노인분의 이야기를 적어본다.
어느 노인분도 생활이 어려워 텔레비전은커녕 주파수 맞추기도 힘든 스피커가 깨져서 겨우 들을 수 있는 중고 라디오 밖에 없는 가운데 생활하시면서 묵묵히 지내시다가 어느 단체로부터 라디오를 선물 받고 즐겁게 라디오를 듣다가 어려운 이웃 소식을 접하게 되고서는 새 라디오를 기부 하고 다시 중고 라디오를 꺼내 듣고 계신 것을 보고서 이유를 여쭈어 봤더니 노인 분께서 비록 받은 것이지만 줄 수 있는 게 있어서 행복 하시다라고 하셨단다.
이글을 읽으며 지난날 헛되이 과소비 허영에 들떠 살아온 날들에 대하여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좀 더 낮은 자세로 이웃과 손잡고 따뜻한 겨울 세밑을 맞이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 페이스북 창시자 마크 주크버그는 과연 어떤 철학으로 이 사회를 바라보고 있는지 이러한 선각자들이 많은 사회가 되었으면 하면서 주는 만큼 늘어나는 행복을 이 겨울에 많이 느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