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소년 가출과 가정의 역할

김문석 서귀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과

2015-12-10     영주일보

청소년들의 가출문제가 사회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가출을 하는 원인도 학교생활에의 부적응, 기존 가출 또래 집단에 의한 유인적인 요인, 사춘기의 반항심 등으로 다양해졌다. 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가정불화나 핵가족화 등에 따른 가정에서의 대화단절 등 가정적인 요인이었다.

청소년 가출의 문제점은 가출 그 자체로서도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청소년들을 유해환경에 직접적으로 노출시키고 또한 청소년 범죄와 직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가출을 하면 금전적인 문제가 항상 따라 다니기 때문에 숙식해결 및 생활비마련을 위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기존의 가출청소년들과 조직화되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성매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도 가출한 여학생이 채팅을 통해 만난 가출청소년 집단과 어울려 다니며 음주 등을 하며 숙박업소에서 지내다가 살해당하고 유기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미 청소년범죄는 우리의 상식에서 훨씬 벗어나 있다.

우리나라는 부부의 이혼율이 전 세계에서도 최고로 높은 나라이다. 노동력을 재생산하고 구성원들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시켜줘야 할 가정에서 오히려 구성원간의 해체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맞벌이 등으로 인한 대화의 단절도 청소년들이 부모와 정서적으로 괴리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대화가 단절돼 있다면 더욱 자녀를 이해할 수 없고 자녀에게 역시 가정이 있지만 있으나마나 한 존재로 인식할 수 있다. 오히려 밖에서 자유롭게 지내며 방황하는 것이 더욱 행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청소년 가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가정문제의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 청소년들이 가정에서 편안함과 소속감을 느낀다면 가출을 큰 폭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자녀가 보는 앞에서의 부부싸움이나 가정폭력 등은 하는 당시에는 무심하게 할 수 있지만 자녀가 보고 느끼는 것은 가정에 대한 분노이다. 자녀의 눈은 항상 그러한 모습을 보고 담아두고 있다. 자녀의 일상을 알고 눈높이를 맞춰 대화를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것 만 으로도 자녀는 가정에서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거창한 해결 방법이 필요 없다. 가족구성원들이 조금씩만 신경을 써준다면 큰 예방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자녀를 집이라는 둥지에서 더욱 따스하게 품어 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