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제주최초 항일구국운동 주역인 조설대 집의계 12인 애국지사를 잊지말자

강태석 제주시 오라동 주민자치담당

2015-11-19     영주일보

매서운 겨울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2월이 되면, 오라동 조설대에서는 조국의 외교권을 빼앗긴 을사늑약의 치욕을 갚고 광복투쟁의 의지를 다짐했던 12명의 유림으로 결성된 집의계 애국지사를 경모하기 위한 조설대 집의계 12인 애국지사 경모식이 오라동 지역민들이 주축으로 경건하게 거행된다. 올해가 3회째 행사가 된다.

집의계 12인 애국지사의 항일구국활동이 조천만세운동 등 제주도내 항일운동의 큰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에 대해 유족과 지역민을 제외하고 알고 있는 도민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919년 3.1운동이 전개되기 훨씬 이전인 1905년 12월에 이미 민족의식을 가졌던 유림들과 오라동 지역민을 비롯한 제주도민이 결합된 초기 항일운동이었음에도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집의계 12인 애국지사와 지역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항일구국운동 결의를 다짐했던 조설대가 오랜 세월동안 방치되어 왔다가 국가로부터 2010년에 국가지정 현충시설로 지정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항일구국운동의 주축이었던 집의계 12인 애국지사에 대해서는 당시 주 무대였던 조설대가 위치했던 연미마을이 제주4.3사건 당시 마을 전체가 모두 불타버리는 바람에 집의계 활동사항이 기록된 자료도 함께 소실되어, 집의계 12인 애국지사들의 활동상황을 증명할 방법이 없어져 버렸다. 그동안 후손들과 지역민들의 고군분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증자료 미비 등을 이유로 지금까지도 조설대 집의계 12인 애국지사가 국가 독립유공자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광복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제부터라도 국가에서는 오랜 세월동안 방치되어 왔던 조설대 집의계 12인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그들의 독립운동 행적이 후손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인 조사 연구로 그들을 국가 독립유공자로 인정하고, 조설대를 일제 강점기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선열들을 기리고 구국정신을 함양하는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해 나가야는데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