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공예술작품 관리의 주인은 바로 지역주민입니다.
오인순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이 길은 2010년 액션러닝으로 구성된 공무원들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마을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회가 주관하여 공모 선정된 서귀포시의 마을미술프로젝트는 2012년부터 2014년, 3개년에 걸쳐 작가의 산책길 구간에 54개의 예술작품을 탄생시킨 계기가 되었다. 작가의 산책길에 생명을 불어넣고 너와 내가 만나 문화를 이야기 하며 노닐 수 있는 힐링의 공간, 진정한 쉼의 공간으로 탄생 시킨 것이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 76개 예술마을이 탄생하였으되, 서귀포지역처럼 대단위로 예술작품이 설치 된 곳은 드믈다. 작가의 산책길이 예술작품과 숲, 서귀포해안의 아름다운 풍광과 잘 어우러져 관광객이 선호하는 곳이 된 이유 중의 하나이다.
지금까지 생활공간 공공미술로 가꾸기 사업이 예술작품 설치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해 왔다면, 지금은 설치된 작품의 관리와 유지, 그 활용에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이다.
서귀포시에서는 작가의 산책길 구간 예술작품 관리를 위하여 지난 28일 마을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회와 작가의 산책길 위탁 운영팀인 지역주민협의회 공동으로 대대적인 작품 관리 상태 모니터링을 실시하였고 향후 관리 발전 방안 등을 의논하였다.
작품 모니터링 과정에서 자구리해안 주변에서 만난 지역주민 몇 분은, 마치 본인이 작품의 주인인 것처럼 애착을 가지고, 작품 청결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청소를 수차례 한다고 하였다. 물론 관광객에게 친절한 작품안내도 해주신다. 그 분을 보면서 아주 고마운 마음이 들었으며, 문화도시 서귀포시민의 당연한 행동이라고도 생각되었다.
예술작품은 공공장소와 야외에 설치되는 까닭으로 작품설치단계서부터 작품의 재질과 내구성에 대하여 샤렛작업을 거쳐 작품 선정을 하고, 작품설치 후 작가와 행정, 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회, 지역주민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하여 작품 모니터링과 보수를 실시하고 있다. 작품설치 단계부터 사후관리비(작품설치비의 3%)를 책정하여 별도 관리, 작품유지보수를 실시하고 있다. 작품관리 카드를 작성하여 수시로 체크도 하고 있다. 작가의 산책길 해설사의 아트투어와 스토리텔링도 매주말 마다 이뤄지고 있다.
어떠한 시설물이나 작품이라도 최초의 상태와 같을 수는 없으며 자연적인 부식이나 훼손은 당연한 것이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작가와 관리주체의 의무사항이지만, 영원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본다. 인위적인 훼손을 최소화 하는 것은 문화 시민으로써의 문화마인드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주민이 참여하고 주민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주체자로써 그 예술작품의 주인공은 작가도 행정도 아니다. 바로 지역주민인 것이다. 지역주민이 작품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모니터링을 해주고 관리를 할 때에, 그 작품은 지역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진정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될 것이다. 공공미술의 취지와 목적은 바로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