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안내선 따라 걷다 보면 로터리 한복판 가게 돼”
유진의 의원, “유니버셜 디자인도 모르는데 일 제대로 알겠느냐” 추궁
김병립 제주시장, “모를 수도 있는거지 왜 자꾸 면박 주는 거냐” 항의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현정화) 소속 유진의 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은 시각장애인 안내선을 따라 걷다 보면 로터리 한복판으로 가게 되는 사례를 언급하며 규격에 맞지 않는 볼라드와 점자블록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유 의원은 김병립 제주시장에게 "유니버셜 디자인에 대해 알고 계신가"라며 "제주시에 설치된 도로나 보행시설 등에 편의시설이 몇점이나 될 것 같나"하고 물었다.
이와 관련 김병립 시장은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50점 정도는 되지 않겠나"고 답했다.
유 의원은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등에 따르면 점자블록이나 턱 낮추기 등이 모두 규정돼 있다"고 밝히면서 "이 규격을 정확히 정해둔 것은 국제적인 약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신호체계인데 일부 도로에서 문제가 있다는 민원이 있어 제가 살펴봤다"며 "A사거리의 경우 점자블록이 장애인을 도로 한복판으로 유도하고 있더라"고 지적했다.
특히 "규격에 맞지 않은 볼라드도 서 있고 점자블록도 잘못 설치돼 있었고, 이 주변엔 어떤 시설물도 설치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그마저도 위반돼 있다"며 "건널목에 규격에 맞지 않은 볼라드도 서있다. 이럴거면 설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답변에 나선 김 시장은 "지적하신 내용에 대해 전문가확인해서 개선사항은 빠른 시간에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질의 도중 유 의원이 유니버셜디자인을 알고 있는지 묻자 김 시장은 잠시 머뭇거리다 같은 자리에 있던 직원이 김 시장에게 대강 설명해주자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그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공공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지자인을 말하는 것”이라며 “원희룡 도정의 공약사항 중 하나인데 이걸 모르면 되느냐”고 김 시장을 추궁했다.
유 의원은 이어 “설치 장소나 방법 등이 모두 규격화돼 있는데 제대로 된 곳이 없다. 이건 알고 있느냐”며 “유니버셜 디자인도 모르는데 일 제대로 알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 김 시장은 “모를 수도 있는거지 왜 자꾸 면박을 주는 거냐”며 “지사 공약이라도 모를 수 있는 거지 모든 걸 다 알아야 하느냐”며 직접적으로 항의했다.
유 의원은 유니버설 디자인과 관련해 원희룡 도정의 공약사항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고 김 시장은 "지사 공약이라도 모를 수 있는거지 모든 걸 다 알아야 하느냐"고 항변했다.
결국 질의과정에서 고성이 오고가며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현정화 위원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상황은 진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