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공무원들이 안동호 도선 기름 빼돌린다
2013-10-02 퍼블릭 웰
개인차량에 상습적 주유…아예 비밀창고 만들어 대량 밀반출도
안동호(湖) 도선운항에 사용될 연료를 공무원들이 상습적으로 개인용도로 사용하거나 대량으로 빼돌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1995년 개소한 안동시 산하 안동·임하호수운관리사무소는 연 58억여원의 예산으로 10척의 도선과 행정선을 배치해 안동·임하호가 축조되면서 끊긴 도로를 대신할 주민수송업무 외 치어방류, 어업허가 등 각종 수산관련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안동호 상류 도산면 서부선착장 등 일부 선착장에 근무 중인 공무원들 가운데 정박된 선박의 기름을 빼내 개인차량에 주유하는가하면 대량으로 밀반출하고 있다는 사실이 본지 취재진에 의해 드러났다.
최근 주민 A씨는 수년전부터 공무원들이 안동호 상류 서부선착장과 와룡면 도목선착장 등지에서 선박에 주유된 기름을 빼내 개인차량에 주유하거나 대량으로 운반하는 현장을 수시로 목격했다고 제보했다.
본지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실제 일부 공무원들이 정박 중인 선박의 기름을 빼내 개인용도 외에도 상당한 양을 운반하는 장면이 실제로 목격됐다.
지난달 7일부터 16일까지 안동호 상류 서부·도목·석동 등 문제의 선착장을 대상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잠입 취재한 결과, 지난 11일 오전 8시20분께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서부선착장에서 한 공무원이 선박이 정박된 부선(바지선)으로 이동해 부선아래 마련된 창고에서 20ℓ기름통을 꺼내 자신의 차량에 주유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날뿐만 아니라 해당 공무원은 5일 후인 16일 오전에도 동료와 함께 같은 방법으로 개인소유 차량에 주유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12일 오전 9시께는 주유소 탱크로리 차량이 도산면 서부선착장에 도착해 먼저 부선아래 마련된 창고에 주유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선박에 넣어야 할 기름을 공무원들이 쉽게 빼돌리기 위해 도선이 아닌 `비밀창고`에 먼저 주유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날 오후 5시께 또 다른 공무원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부선 인근으로 접근해 선박에 주유된 연료를 핸드펌프 등 장비를 이용해 빼내는 등 소위 `말통떼기`하는 장면이 잇따라 포착됐다.
선박의 기름을 불과 5분여 만에 감쪽같이 빼내는 장면은 안동시 와룡면 도목리 도목선착장도 마찬가지다.
잠입 7일째인 지난 14일 오후 2시께 길가에 바짝 주차된 차량의 운전석 문을 열고 훔친 도선용 기름을 20ℓ 용기에 담아 자신의 차량에 주유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동·임하호수운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집단으로 기름을 빼돌린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소리다. 주유소에서 주유차량이 선박에 직접 급유하기 때문에 절대 불가능하다”고 발뺌했다.
출처: 경북매일신문 안동/권광순·권기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