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별 헤는 밤
이순심 서귀포시 지역경제과
2015-10-07 영주일보
내가 어렸을 적에는 한여름 밤에 더위를 식히려고 종종 마당 한가운데 놓여있는 평상에 누워 쏟아질 듯 총총히 박혀 있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곤 했었다. 그러다가 별똥별이 떨어지면 속으로 재빠르게 소원을 외쳤다. 별똥별을 보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그때는 철석같이 믿었던 어린 시절 이였다.
예전에는 휘영청 밝은 달이란 말이 실감나도록 너무나 밝게 느껴지던 달이 이제는 주택가 불빛, 상가의 네온사인, 거리의 가로등에 반사되는 불빛 때문에 슈퍼문이라던 올해의 추석 한가위 달도 예전처럼 ‘휘영청 밝은 달“ 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달이 뜨는 시각에는 잔존한 태양빛 때문에 희미한 달을 보다가 어둠이 내려 또렷한 달을 볼 수 있을 시각에는 사방에서 반사되는 온갖 불빛으로 온전하게 달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밤하늘의 달과 별을 쳐다보는 일이 없어졌다. 이제는 별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어릴 적 추억도 기억의 저편에서 가물거린다.
서귀포 천문과학문화관은 밤하늘의 별을 헤면서 꿈꾸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다시 한번 상기 시켜줄 것이다. 시내에서 가깝지만 중산간에 자리 잡은 위치 때문에 사방에 가로등이 켜져 있지 않은 어둑한 길이 불편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별을 보고 나면 이런 밤하늘의 별을 마음껏 조망할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게 될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 손을 잡고 별을 보러 가자 .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부모 세대의 어릴적 기억을 함께 나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