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르신께 공경과 감사를.
한성순 한림읍사무소
2015-10-06 영주일보
운동회 경기종목 중에도 백미는 계주라 할 수 있다. 어린이와 학부모, 선생님이 혼연일체가 되어한 한 치의 실수도 않으려고 바짝 긴장하고 바통을 이어받는 모습은 스탠드에 앉았던 관중을 일어서게 하고 달리던 선수가 역전이라도 하는 순간에는 함성이 온 운동장을 메운다.
계주를 하는 모습을 보면 어찌 그리 부모님 세대가 겪어온 근대 우리의 역사를 닮았는지, 일제강점기와 임시정부를 거쳐 광복 후 대한민국정부 수립, 그리고 6.25동란과 70년대 새마을운동까지, … 엎치락뒤치락에 넘어졌다 일어서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감동적이다.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1990년 빈에서 열린 제45차 유엔총회는 10월 1일을 노인의 날로 정했다. 우리나라는 10월 1일이 국군의 날이어서 그 이튿날인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했고 올해로 19돌을 맞는다. 1997년부터는 법정 기념일로 지정하여 부모님 세대에 대한 공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사회 주춧돌인 어르신들이 최근에는 가정과 사회에서 홀대와 방임으로 폭력에 시달리는가 하면 경제적인 궁핍으로 말미암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불미스런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다.
우리사회가 자숙하고 되돌아 볼 일이다.
정부는 어르신들의 노후 소득보장의 일환으로 2014년 7월부터 기초연금제도를 도임하고 어르신가구의 소득·재산 선정 기준액에 따라 단독 최고 202,600원의 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우리도에서도 역시 노인공경의 일환으로 80세 이상 어르신의 장수수당지급, 기준중위소득 40%이하의 어르신께 이·미용료, 목욕료 지급, 70세 이상 어르신의 공영버스 무임승차사업 등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는 생활고를 겪는 어르신가구의 소득보전과 아울러 삶에 대한 의지를 더하게 하는 정책으로 사회통합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일부 계층에서는 복지 포플리즘을 운운하며 노인복지 예산을 줄여야 한다지만 노인복지정책이 노후 생활안정의 일축을 담당하고 있음은 명백한 일이다.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현장을 살아오신 부모님들이 사회의 기초를 놓고 틀을 다진 위에 우리는 성장이라는 바통을 이어받아 달리는 중이며 차세대에 물려줄 의무가 있다. 바통을 이어받은 우리는 맡은바 구간을 최선을 다해 달리고 진일보한 대한민국을 후손에게 남겨야 한다.
역사는 주어지는 것이 아닌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우리 모두가 운동장을 뛰는 계주선수인 것이다.
노인의 날 하루만큼이라도 그분들이 겪었을 역사의 한 장을 음미해보고 어르신에 대한 공경과 감사를 표현해보자. 그리고 우리 또한 노인이 되었을 때 아들, 딸에게 물려줄 고귀한 가치를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