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 – 이중섭의 아내

이은희 서귀포시청 문화예술과

2015-06-15     영주일보

“역사상에 나타난 애정의 전부를 합치더라도 우리가 서로 사랑한 것에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오.”

우리나라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천재화가 이중섭이 일본에 있던 아내에게 전했던 사랑의 표현이다.

국민화가 이중섭의 일생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리고 서귀포가 그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중섭은 평안남도 사람이다. 한국전쟁 중 그의 가족은 서귀포에 왔고 1평 남짓 부엌 골방생활을 했다. 가난했지만 4명의 가족이 함께 지냈던 서귀포생활은 이중섭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리운 제주도 풍경」은 서귀포를 떠난 후 가족들과 떨어져 살며 헤어진 가족들과 서귀포 시절을 그리워했음을 느낄 수 있다.

그의 명작 뒤엔 인생에서 마지막 행복한 시간이었던 서귀포시대가 있었고 이중섭과 서귀포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유이다.

그리고 사랑했던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 이중섭은 따뜻한 남쪽에서 온 덕이 많은 여자라는 뜻의 ‘남덕’이라는 한국이름을 붙여줬다.

일제강점기 한국인과 일본인의 사랑과 결혼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두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이중섭의 아내〉가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되었다. 영화배경으로 이중섭미술관과 가족들이 함께 살았던 초가, 자구리해안이 등장해 서귀포와의 인연을 보인다.

‘가족’과 ‘사랑’의 진정한 메시지를 전달해줄 이 영화는 7월 18일과 19일 서귀포 예술의 전당에서 무료로 상영될 예정이다.

특히나 이번 상영은 우리나라에서 최초이고 무료로 상영됨으로써 지역 주민들에게는 예술 향유권이 신장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은 이중섭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서귀포시에서는 천재 예술가의 탄생을 기리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이런 기념행사를 통해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더욱 확대되어 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