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대학교, 대학구조개혁 가능한가?

제주국제대학교의 ‘경영부실대학 지정유예’ 원인 공방
고충석 총장과 대학 구성원간의 치열한 논쟁 벌어져

2015-06-08     양대영 기자

제주국제대학교 고충석 총장이 교직원들 전체를 대상으로 발송한 학내 이메일로 인해 촉발된 대학 구성원 간의 논쟁은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 중인 대학구조개혁에 본질적인 의문을 갖게 한다.

정부는 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대학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전국의 모든 대학을 대상으로 평가지표를 활용하여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학자금 대출 제한대학, 경영부실대학 등으로 분류하여 전국에 공개함으로써 부실대학의 퇴출을 유도하고 있다.

2014년의 경우 2015년도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19개교) 학자금대출 제한대학 및 경영부실대학(7개교)가 지정되어 신입생 모집 등에 결정적인 타격을 받음으로써 존폐의 위기에 놓여 있다.

한편 오랜기간 동안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되어 고전을 면치 못하던 제주국제대학교는 2014년 평가에서 2015년 경영부실대학 지정유예 처분을 받았다.

2014년 8월 결정된 2015년 교육부의 경영부실대학 지정유예 처분의 이유를 두고 작년 9월 취임한 고충석 총장과 대학구성원들은 뜨거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전 집행부는 수년에 걸쳐서 정부가 요구하는 지표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으며 특히 절대지표 중 하나인 교원충원율을 획기적으로 높였기 때문에 경영부실대학 지정유예가 결정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고충석 총장은 취임 직후 전체교직원회의(2014. 9.) 때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학 구성원들에게 교육부의 지표 개선 요구에 맞춰서 신규 교원을 충원한 것은 교원 과잉충원으로써 잘못된 것이고, 자신은 대학구조개혁위원들을 상대로 ‘개인적인 부탁’을 통해서 제주국제대학교의 경영부실대학 지정유예를 받아냈다고 주장하고 대학구조개혁위원과의 개인적인 부탁의 내용과 제주국제대학교 경영부실대학 지정 여부에 관련하여 위원회 당시 대학구조개혁위원과 실시간으로 주고받은 통화 내용을 상세하게 밝힌 이메일을 학내 교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발송함으로써 ‘불법 로비’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고충석 총장은 지난 2015년 5월 18일 학내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발송한 이메일 「최근 문제제기에 대하여 구성원께 드리는 총장서신」을 통해 “당시 저는 총장 내정자로서…교육부 고위관계자가 부실대학 지정은 8월 27일 교육부의 구조개혁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됨을 알려주었고, 이에 따라 평소 안면이 있는 구조개혁위원들에게…8월 27일 당일 회의에서…격론 끝에 5대7로 제주국제대가 ‘구조개혁 평가유예’로 가까스로 통과되었음을 알려왔습니다. 이 사실은 그 회의에 참석했던 한 위원이 회의 직후에 곧 저에게 알려주었고,… 전 집행부의 일부 교수들이 ‘전임교원 충원율이 상승해서 부실대학 지정을 유예받았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참석한 위원들에 의하면 8월 27일 구조개혁위원회에서는 그런 언급은 없었고, ‘통합구조조정 대학은 편제 완성년도까지 유예되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해 안건토론 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이 사실은 당시 구조조정위원회 회의록을 확인하면 될 것입니다.”라고 발표하여 제주국제대학교가 경영부실대학 지정 유예를 받은 것은 전 집행부가 교육부가 제시한 지표관리를 꾸준히 시행한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대학구조개혁위원들을 상대로 개인적인 부탁을 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국제대학교는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되었던 2013년까지 수년간 지속적으로 ‘통합구조조정 대학이므로 편제 완성년도까지 평가를 유예해달라’는 취지로 교육부에 공문을 발송해왔고, 심지어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해서 패소한 바 있기 때문에 대학구조개혁위원들과의 사적인 관계를 활용하여 국가 중대사인 경영부실대학 지정유예를 받았다는 고충석 총장의 이메일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교육부와 대학구조개혁위원회의 대학구조개혁 의지와 현행 대학평가 시스템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