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한 사회는 기초질서에서부터

김희훈 서귀포시 건설과장

2015-05-26     영주일보

인간은 걸음마를 배우면서 자기 나름대로 안전을 확보하며 살아간다. 갓 걸음마를 배운 어린아이는 엄마 손에 의지해서 걷고, 인지능력이 부족한 초등학생은 노란 모자를 쓰는 것만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며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한다.

이처럼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언제 어디서든 안전의 틀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삶의 귀결이 안전을 전제로 한 행복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전과 질서를 이야기할 때 가까운 일본의 거리풍경을 떠올린다. 그런데 깨끗하고, 질서를 잘 지키는 일본의 거리풍경을 국민성 운운하며 그러지 못하는 자신을 뭉뚱그려 합리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과연 국민성 때문일까. 그렇다면 무질서하게 보이고 안전사고가 많은 중국이나 인도는 국민성이 더러워서 그러는 걸까. 아니다.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재난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러한 교육이나 시설에 투자를 많이 한다.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탈 때 안전모를 반드시 쓰고 있는 것이나 불법 주차가 없는 도로, 차례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선 일본 사람들의 풍경은 누구나 예외 없이, 어릴 적부터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받아온 기초질서에 대한 교육과 모두가 지키려는 참여의식의 결과물이다.

우리의 안전은 사소할 것 같은, 그리 크지 않은 공공의 약속을 지킬 때 쉽게 얻어진다. 서귀포시가 추진하고 있는 환경, 교통, 친절 3대 혁신과제 범시민 실천운동도 자신과 사회를 안전하고 튼튼하게 할 것이다. 동참하기에도 그리 어렵지 않은 것들이다. 쉬운 것이기에 잠깐 잠깐 안 지켜도 된다는 나만의 예외를 두지말자. 우리는 언제까지 기초질서에서 허우적거리고만 있을 것인가.

잘하려는 특별함보다 모두가 동행하는 보편성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반복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문화가 된다. 기초질서를 잘 지키는 사람들의 조합이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이다.
이제는 더 이상 국민성 운운하지말자. 모두가 함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