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연이 아름다운 제주, 사람은 더 아름다운 제주

김정숙 제주농업기술센터

2015-04-03     영주일보

봄꽃만큼이나 기분 좋은 소식 들려온다. 마을주민들이 단체로 중국여행을 간다는 소식이다.
자식들도 보내주지 못하는 해외여행을 마을이 보내 준다는 것이다. 제주시 봉개동 명도암 마을이다. 명도암 마을은 2007년 농촌진흥청이 추진한 ‘농촌전통테마마을 조성사업’으로 마을가꾸기 사업을 시작한 마을이다.

‘마을이 자산’이라고 하면서 2000년대 초부터 마을가꾸기 붐이 일었었다. 전통테마마을 사업처럼 종료한 사업도 더러 있지만 현재도 업그레이드하면서 진행 중인 사업이다. 마을가꾸기 사업은 농촌마을이 가진 농산물등 유, 무형의 자원을 활용하여 도시민들과의 교류를 도모하고 마을을 활력화 하자는 목적과 취지에서 추진한다. 목적과 취지에는 다들 공감하면서도 막상 사업을 시작하면 어려운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소득창출과 분배, 개발과 보전, 공개와 사생활 보호 사이에서 없던 갈등마저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유야무야 사업을 접거나 명맥만 유지하는 마을도 적지 않다.

마을사업의 첫째 목적은 마을사람들이 즐거워야한다는 것이다. 마을의 자원을 이용해 얻은 수익을 활용하여 마을이, 마을사람들이 더 행복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 수 있어야 한다. 그러고 보면 명도암 마을은 길을 잘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핏줄 못지않게 진한 이웃들과 해외여행을 처음 간다는 어르신의 밝은 미소가 정말 아름다웠다. 강산이 한 번 바뀔만한 시간을 티격태격 버티며 마을사업을 꾸려온 마을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모국을 떠나면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살던 마을을 떠나보면 마을을 더 사랑하게 될 것은 당연지사다. 열린 마음으로 그 동안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도 훌훌 털고 한 층 더 돈독해져 돌아 올 사람들임을 믿는다.
자연이 아름다운 제주, 허나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은 더 아름다운 제주가 명도암 마을에서 피어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