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쓰레기 분리배출 이제는 시민들이 나설 차례

한용수 표선면 주무관

2015-03-05     영주일보

유네스코 3관왕, 세계7대자연경관, 세계인의 보물섬, 연간 1천만 명 이상 관광객이 찾는 아름다운 제주. 그러나 그 속을 깊이 들여다보면 그렇게 좋아 보이지만은 않다.

올해도 어김없이 쓰레기대란을 치르고 있다. 지난 2월 1일부터 소각장과 매립장에 혼합쓰레기 반입을 전면통제 하면서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쓰레기는 물론 재활용품을 섞어서 배출하는 경우에도 반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수거가 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주민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쓰레기 분리배출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흰색 종량제봉투에는 불에 타는 쓰레기만 넣고, 녹색 종량제봉투에는 불에 타지 않는 쓰레기를 담으면 된다. 캔, 플라스틱, 병류 등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은 수거하기 쉽도록 투명한 봉투에 모아담아서 배출하고, 종이류는 여러 개를 묶어서 배출하면 된다. 하지만 아직도 남의 눈을 피해 검은색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서 버리는 등 쓰레기를 불법투기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불법투기 된 쓰레기도 미관상의 문제로, 민원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금방 치워진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종량제봉투를 사용해서 쓰레기를 올바르게 버리는 사람이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최근 새마을부녀회와 함께 색달매립장을 방문해서 반입된 쓰레기 성상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가연성 쓰레기라고 반입된 것들을 일일이 살펴보니 재활용 가능한 것들이 50% 이상 차치하고 있었다. 수많은 재활용품들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고 소각되고 매립되고 있는 실정에 그 양은 늘어만 가는데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매립‧소각시설로는 점점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색달매립장의 경우 지금처럼 반입된다면 2~3년 내에 만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립장 포화를 대비해 추가적인 조성에 들어가는 비용과 사회적 갈등 등을 생각해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공론화 할 필요성을 느낀다.

행정에서 생활쓰레기 분리 배출의 홍보, 단속 등을 강화하는 것만이 쓰레기 분리배출이 올바른 해법이 아니고 이제는 시민들 스스로가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제주를 지키고 훌륭한 유산을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쓰레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