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유력한 용의자 자수

청주 흥덕경찰서는 29일 오후 11시 8분께 용의자인 허모(38)씨가 강력계 형사실로 찾아와 자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뺑소니 사고의 유력 용의자의 부인이 전화를 걸어와 “남편이 뺑소니 사고가 발생한 지난 10일 술에 잔뜩 취해 들어와 횡설수설하는 등 수상해 자수하라고 설득하고 있는 중 인데 경찰이 와서 좀 도와달라”고 신고해 흥덕경찰서 뺑소니 전담반이 서원구 개신동의 한 아파트에 출동했으나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허씨가 옥산지역으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적을 벌였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그러나 허씨는 이날 오후 11시 8분쯤 청주 흥덕경찰서 뒷문으로 들어와 자수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사고 지점에서 700m 떨어진 곳의 CCTV에 찍힌 흰색 BMW5 차량을 유력한 용의차량으로 확정하고 수사를 벌였으나 BMW의 진행 방향과 반대쪽에 있던 차량등록사업소에서 새로운 ‘물증’이 나오면서 윈스톰임을 알게 되었다.

차량등록사업소에서 경찰에 건넨 CCTV 파일에 윈스톰이 등장한 것이다.

경찰 분석 결과 강씨가 걸어가는 시간과 윈스톰 차량의 통행 시간이 정확히 일치했다. 윈스톰이 사고 현장에서 300m 거리의 골목으로 빠져나가는 장면도 포착됐다.

차량등록사업소 소속 청주시 공무원 A씨는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 ‘뺑소니 아빠’ 기사를 보고 “우리도 도로변을 촬영하는 CCTV가 있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 댓글을 본 흥덕경찰서 수사관들이 지난 27일 차량등록사업소를 방문, 관련 CCTV 파일을 가져가 분석한 끝에 용의 차량을 윈스텀으로 특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크림빵 뺑소니 사건은 지난 10일 오전 1시29분께 화물차 기사 일을 하던 강모(29)씨가 임신한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가던 길에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아일공업사 앞 도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도의 한 사범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강씨는 임신 7개월 된 아내의 임용고시 시험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화물차 기사로 일했다. 도로에 쓰러져 있던 강씨는 지나던 택시기사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당시 강씨가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 들고 귀가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지자 많은 누리꾼들은 그를 '크림빵 아빠'라고 부르며 경찰에 범인의 조속한 검거를 요구해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