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투구(泥田鬪狗)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구성지 의장, 임시회 폐회사 “파국막기 위해 의원들 모두 내려놨다”
“원희룡 도정, 언론플레이 통해 지나치게 의회 폄훼 압박했다”
구성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29일 원희룡 도정과 제주도의회 사이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은 ‘이전투구’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며 목소리를높혔다.
구의장은 이날 오후 늦은 시간에 열린 제325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폐회사를 통해 “개원 이후 6개월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던 제주 의정도 오늘 제325회 임시회를 마지막으로 대미를 장식하고자 한다‘며 ”오늘 우리는 부결됐다가 다시 상정된 제주특별자치도의 새해 예산안에 대하여 새로운 예산으로 의결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구성지 의장은 “그동안 의회와 집행부 간에 많은 갈등을 만들어 내면서 도민들을 걱정스럽게 하면서도 준예산만큼은 안 된다는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예산안 의결에 앞서 오늘 오전 최종적으로 원희룡 지사를 만나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를 나눴지만, 우리 의회가 심의한 예산안에 대해 부동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최종 담판이 결렬된 이상 우리가 준예산으로 가는 파국을 막을 수 있는 길은 결국 우리 의원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예산을 만드는 일 뿐이었다”며 “새해 예산안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도는 수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의회가 증액한 예산에 대해 선심성 예산, 목적이 없는 외유성 경비,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사업, 과도한 보조금 증액 및 신규사업이라며 부동의와 함께 감사원 감사 지적에서 후배들이 징계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우리 의회와 의원들을 언론플레이를 통해 폄훼하고 압박한 것이 오래도록 의정사에 남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구성지 도의회의장은 “(제주도가)의회와 소통은 하려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언론에 다 말하고 도민들에게 ‘우리는 아닌데 의회가 그렇다’ 라고 호소하고 그래서 의회를 여론 몰이하여 벼랑 끝에 올려 세우는 이와 같은 싸움의 방식으로 의회에 치명타를 날리는 일련의 정치적 연출로 상체기난 이 가슴을 어루만지면서 배우게 된 정치적 학습효과를 오래 기억하겠다”고 분을 삼켰다.
구 의장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더 이상 도가 제출한 예산안을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이에 우리는 본회의를 정회하고 긴급 전체의원 간담회를 통해 방금 의결한 대로 도의회의 입장을 정리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도가 원하는 대로 우리 동료의원들은 증액했던 예산을 모두 내려놓고 새로운 예산안을 만들어 가결하게 된 것”이라며 “다만, 그동안 현장대화와 동료의원들께서 수렴해 오신 손톱 밑 가시와 같은 민원들이 많았지만, 이번은 계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이해바란다”고 강조했다.
구 의장은 “새해 예산안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원도정과 우리 도의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들은 이전투구(泥田鬪狗)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며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문개했다..
구성지 의장은 “도민들을 뵐 면목도 서지 않는다”며 “전쟁은 이긴 쪽도 진 쪽도 다른 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쉬운 먹잇감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망각하고 있다. 이대로 이전투구(泥田鬪狗)를 하다 공멸해서야 되겠습니까? 예산을 개혁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예산개혁의 목적은 무엇이어야 하나? 그것은 모든 도민이 행복한 것이어야 하고 도민 쪽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도민이 행복해 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짤라 말했다.
구 의장은 “자기 취향만을 고집하지 않고 상대 취향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공유할 수 있다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의원들의 활로를 열어주지 않고 자기 틀 안에서만 협의를 하겠다고 하면 이뤄지지 않는다”고 원 지사를 압박했다.
이어 구 의장은 “가장 큰 도정방침인 ‘협치’에 대해서는 도정 스스로가 뚜렷한 개념을 정립하지 못해 우왕 좌왕함으로써 도민사회에 혼란을 초래했다”며 “특히 견제자이자 동반자인 우리 도의회와는 소통이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안건처리에도 불협화음이 일고 있어서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구성지 의장은 “협치를 내세운 민선6기 원도정과의 관계를 생산적인 동반자로 가려고 했지만, 결국 도정과 의정 모두 ‘협치’에 발목이 잡혀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서로의 공간 속에서 끌어안고 서로를 인정하는 성숙된 생각과 무한 소통과 협의 문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폐회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