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본의회서 1,682억원 삭감한 수정안 통과
제주도의회 29일 오후 11시께 속개, 도의 원칙론에 맞서 대규모 '수정대응'
제주자치도의회는 이날 밤 11시 제325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집행부가 제출한 당초 예산안이 아닌 도의회에서 수정한 예산안을 상정하고 전체의원 표결처리를 통해 가결처리했다.
표결에서는 재적의원 41명중 재석의원 37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36명, 1명이 기권표를 던졌다. 이날 예결위는 제주도의 내년도 예산안 3조8194억원 가운데 조직 운영비 등 395억원을 재조정하고 40억원은 내부유보금으로 편성한 수정 예산안을 본회의에 제출했으나 제주특별자치도가 부동의 의사를 밝힘에 따라 수정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의회를 통과한 수정 예산안은 내년도 예산안 3조8194억원 가운데 1682억원을 삭감하고 이 가운데 1%인 1억9200만원은 예비비로 돌리고 나머지 1680억 800만원은 내부유보금으로 편성했다.
이에 따라 각 상임위별로 의원들의 증액했던 예산을 삭감하고 제주자치도가 편성한 예산안 가운데 사업계획이 미흡한 예산, 외유성 여행경비 등의 사업예산들도 전액 삭감해 수정 예산안을 확정했다.
당초 의원들은 정회 후 전체회의를 통해 예산안을 원점에서 재심사하기로 합의하고 상임위별로 계수조정을 진행했으나 원희룡 제주도정이 부동의를 시사함에 따라 극적으로 반전을 시도한 셈이 됐다.
구성지 의장은 폐회사에서 “오늘 오전까지 원 지사와 대화를 나눴지만 부동의 입장을 거듭 확인해 최종 결렬됐다”며 “제주도는 수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플레이를 벌여 의정사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오후 11시에 속개한 만큼 원 지사에게 인사말의 시간은 할애하지 않았다. 자칫 자정을 넘길 경우 본회의 자체가 효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