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느끼는” 친절

오세나 성산읍사무소

2014-10-16     영주일보

‘친절’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함. 또는 그런 태도라고 정의가 되어 있다. 공무원의 의무 중에는 친절의 의무가 있다. 항상 친절해야 한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지만, 친절을 베풀기란 말처럼 쉽지는 않다. 내가 공무원이 되고 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전문성과 친절이다. 찾아오시는 민원인 한 분 한 분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잘 알아야 한다. 또한 다정다감하게 응대해야 하며,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편안함과 정겨운 분위기를 풍겨야 한다. 그러나 고분고분하다는 것이 친절인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친절은 일방적인 것이 아닌, 쌍방적인 것이다. 상호 대화를 통하여 형성될 수 있는 것이 친절이라고 생각한다. 민원인은 민원응대 시 주고받는 대화 속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느낄 수 있고 더 나아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지나치며 살고 있다. 사람들은 어떠할 때 상대방이 친절하다고 느낄까? 예전에 친절에 관한 리서치 조사 결과를 접한 적이 있다. 손님 한 분이 옷을 사기 위해 옷집에 들어갔다. 이때 종업원의 서비스에 따른 만족도를 조사한 것이다. 손님이 왕이라는 생각으로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2~3명의 직원이 달라붙는 것보다는 시간 타이밍을 두어 간단한 인사 후 몇 분 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질문을 하는 것이 가장 만족도가 높다는 결과이다. 나 역시도 후자 쪽이 더 편하고 좋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친절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위에서 말하던 왕처럼 떠받드는 것이 곧 과도한 친절이다.

이를 민원응대에도 그대로 적용해볼 수 있다. 찾아오는 민원인분들에게 너무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관심을 가지되 과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보이는’ 친절이 아닌 ‘느끼는’ 친절이 중요하다. 눈으로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니다. 내 입장에서 보여주는 친절이 아니라 상대방 입장에서 편안함을 느낄 때 그것이 ‘느끼는’ 친절이 된다. ‘느끼는’ 친절이란 상대방과 마음이 통해야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통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노력할 수는 있을 것이다. 진심을 다하여 대하려고 노력한다면, 그 마음이 완벽하지는 않을 지라도 상대방에게 닿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신규 공무원으로 공직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기대 반 두려움 반이다. 아직 많은 민원인들을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 그리고 항상 사람들을 대할 때마다 내 진심이 통하기를 바란다. 그런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다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것 같다. 앞으로 몇 년, 몇 십 년이 지나도 ‘보이는’ 친절이 아닌 ‘느끼는’ 친절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오늘 하루도 그러하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