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공무원의 좌충우돌'...서귀포 평생교육지원과 이종찬
어느덧 공무원이 된 지 두 달이 지났다. 아직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고, 배워야 할 게 산더미 같은데 시간은 그냥 휙 가버렸구나 하는 생각에 자책감이 먼저 들지만, 한편으로는 부족한 내가 그래도 그토록 원하던 공무원증을 목에 걸고 지역사회를 위해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뿌듯하기도 하다.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말하라면, 들어온 지 몇 주 지나지 않아서 하게 된 「청소년 토론한마당」이라는 행사다.
학생들이 마음껏 토론실력을 뽐내고, 교사 분들이 머리 맞대고 심사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긍정적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었다. 바쁘게 뛰어다니다가도 잠깐 이러한 모습을 볼 때면 절로 힘이 났다. 더구나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만드는데 내가 아주 조금이나마 배경을 제공했다니. 그 뿌듯함은 말로 더 할 수 없었다. 아직 난 새내기이지만 앞으로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하게 된다면, 이를 통해서 얻는 그 보람이라고 하는 게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보았다. 그때 나는 그만큼 좋았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나마 이 정도 뿌듯함이라도 느낄 수 있게 된 건 사실 주변 공무원 분들 덕분인 것 같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부서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아기 걸음마 가르쳐 주듯이 인내심 있게 지켜봐 주었던 평생교육지원과 식구들 덕분에 뭐라도 했지, 아니었으면 아마 행사는 파행으로 끝이 나지 않았을까. 되돌아보면 너무나 감사한 분들이 많다.
그리고 나는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시는 공무원분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두 달 남짓한 기간에도 우리 부서에서만 스무명이 안 되는 인원으로 10개에 가까운 행사를 했다.
앞에서 말했던 「토론한마당」이나 「중국어 말하기 대회」를 비롯해 「주민자치 및 평생학습박람회」, 「혁신비전포럼」, 「진로직업박람회」 같은 정말 커다란 행사 까지.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같은 부서의 형, 누나들을 쫓아다니며 눈앞에 있는 일을 정신없이 하기는 했지만 좌충우돌 실수투성이라 제대로 도움이나 되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바쁜 와중에서도 처음엔 다 그렇다며 보듬아 안아준 부서원들의 배려덕분에 나에게는 오히려 실수가 커다란 배움의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되돌아보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며, ‘나’라는 혹을 달고서도 그 적은 인원으로 행사를 빈틈없이 준비하고 마무리 하는 부서 공무원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너무나 멋지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내가 공직사회 내부로 들어와서 시각이 변한 것일 수도 있고, 전체에서 일부분을 보는 시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듣고 본 것은 외부에서 보는 부정적 모습이 아니라, ‘최선’을 이루기 위해 시청에서, 행사 현장에서 밤늦게 까지 일하며 고민하는 모습들이다. 수요일, 금요일은 가족의 날로 정해서 일이 남아 있더라도 최대한 빨리 퇴근하여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자고 시에서 자체 캠페인을 할 정도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 줄 수 있도록 나 또한 동료 공무원 분들처럼 최선을 다해서 일을 배우고, 더욱더 열심히 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