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민자치센터에도 PD가 있다?!

김설희 서홍동주민센터

2014-05-02     영주일보

출근길 아침. 시원한 바람이 슬몃슬몃 불어오면 싱그러운 풀내음이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제주도의 날씨는 벌써부터 해가 성큼 다가와 햇살이 포근해져 주민들이 여유를 가지고 여가생활을 즐기기 좋은 계절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주민들의 일상 삶에서 재미와 흥미를 더하는 이들은 누가 있을까.

퇴근 후 직장인들은 보통 가족들과 둘러 앉아 예능, 드라마 등 TV프로그램을 시청하며 하루의 지친 노고를 푼다. 이에 TV프로그램 PD는 좀 더 다양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방송국에서 여러 가지 아이템을 기획하며 머리를 싸매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PD는 방송국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가까운 주민자치센터에도 존재한다. 그 PD는 바로 언제든지 찾아와 직접 마주볼 수 있는 주민자치프로그램 담당자이다. 방송국 PD처럼 약자를 딴다면 L(Local) P(Program) D(Director)쯤 될 것이다. LPD는 주민들과 가까운 곳에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여러 가지 여가ㆍ취미프로그램을 기획한다. LPD는 공무원이 될 수도, 민간전임자가 될 수도 있는데 우리 서홍동의 경우는 전담공무원인 내가 LPD가 되어 생활중국어 외 9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동 프로그램은 수강료가 무료여서 주민들이 언제든지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내에서 결성된 동아리가 지역사회 소규모 축제에도 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하모니카 프로그램 내 소리모아 음악동아리는 지난 해 전국 주민자치센터 문화프로그램 경연대회에 제주특별자치도 대표로 출전해 3위에 입상하기도 하였다. 주민자치프로그램은 대부분 성인대상으로 하는 것이 많으나 하모니카동아리, 중국어교실 등은 초등생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지역주민들이 한데 어울릴 수 있어서 어린이들은 예의범절을 배우고, 어르신들은 생활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자리가 되어,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시대에 ‘소통’이라는 연결의 끈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 끈의 매듭을 잘 짓기 위해 나는 첫째.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둘째. 현장에서 여러 참여자들이 제시하는 각기 다른 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셋째. 사소한 것 하나라도 기획자의 사고를 가지고 행동하여 서홍동주민자치센터의 발전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복지에도 힘쓰도록 노력할 것이다.

따스한 오후. 이제는 방안에서 TV의 주인공을 구경하는 것보다 아이와 손잡고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을 어떨까? 이 LPD가 모두를 캐스팅하여 직접 노래도 부르고 악기도 연주하는 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