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착한 쓰레기 배출의 생활화

고경성 표선면사무소

2014-04-13     영주일보

벚꽃과 유채꽃이 만발하여 많은 관광객이 찾는 제주의 봄. 이런 아름다운 제주의 봄이 무심코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른바 쓰레기 대란을 치르고 있는 요즘상황이다. 지난 2월 26일부터 봉개동 소각장에서 반입쓰레기 성상조사가 실시되면서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생활쓰레기를 반입금지 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미사용한 쓰레기들은 수거가 불가능하여 도내 곳곳에 불법 투기된 쓰레기들이 남아 있어 주민과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쓰레기는 원래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는 것인데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쓰레기만 반입하지 않는데 무슨 대란이 일어날 수 있을까라고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큰 문제로 대두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본인의 양심을 속이고 무단투기 하는 도민이 많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쓰레기 종량제는 쓰레기봉투 등의 구입 등의 방법으로 쓰레기 배출에 세금을 부과하면서 재활용품 분리를 추구하고 자체적으로 쓰레기의 양을 줄이도록 하는 제도이다. 쓰레기봉투 한 장은 천원조차 하지 않는다. 이러한 소액의 요금조차 내지 않으면서 무상으로 쓰레기를 버리려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돈 안내고 밥 먹으면 잘못인 것은 누구나 알지만, 돈 안내고 쓰레기를 버리는 것 또한 잘못된 행위임을 명확히 인식하여야 한다. 1995년부터 시행되어 벌써 20년째가 가까워지는 쓰레기종량제. 사람으로 치면 성인이 될 나이인 20살. 해가 갈수록 성숙해져가는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최근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아 미수거한 쓰레기에 대한 민원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전에는 수거하는데 지금은 하지 않느냐고 되레 화를 내는 민원인도 상당수이다. 심지어 욕설까지 퍼붓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대란 이전에는 종량제를 사용하지 않은 생활쓰레기도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강력한 민원제기 등으로 수거를 해왔다. 이에 따라 당연히 아무렇게나 버려도 괜찮겠지 하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정당한 비용을 주고 쓰레기를 처리하는 선의의 피해자만 생기게 되는 상황이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 라는 유명한 영화의 대사가 있다. 그들에 대한 호의가 더 이상 권리로 바뀌지 않도록,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단속에 철저를 기할 방침이다. 참고로 생활쓰레기를 불법으로 투기 하였을 경우 최소 100만원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번 쓰레기대란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도민들의 의식변화라고 생각한다. 쓰레기수거, 과태료 부과 등이 상책이 아니라 문제의 근원을 뿌리 뽑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올바른 쓰레기배출 문화의 정착이다. 행정에서도 이번 대란에 맞서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으로 쓰레기배출에 대한 홍보를 펼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번 대란은 모두가 힘을 합쳐 올바른 쓰레기 배출문화를 만들 수 있는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는 유행어를 남긴 맛집프로그램의 모PD의 말이 한때 유행어처럼 퍼지기도 하였다. 이렇게 저 OOO란에 올바른 쓰레기배출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제주도민에게 착한 쓰레기배출이 유행처럼 퍼져 모두가 ‘착한 쓰레기 배출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