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숲에게 나무를, 나에겐 추억을 선물하세요
양진호 제주시 공원녹지과 주무관
2014-03-11 영주일보
우리나라에서 식목일이 제정된 것은 1946년, 국민식수로 애림사상을 높이고 산지의 자원화를 위하여 제정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산림면적은 국토의 64%에 해당하며 평균 임목축적(산림밀도)은 식목일이 처음 제정된 1946년에 비해 15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산림이 울창해졌으니 굳이 나무를 심을 필요가 없지 않냐고 말하는 목소리가 종종 들려온다. 하지만 나무심기는 예전보다 오히려 지금이 더욱 중요하다. 기상이변과 개발로 파괴된 산림을 복구하고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 더욱더 산림을 조성해야 하는 것이다.
작년, 기상이변으로 인한 가뭄으로 전국이 피해가 컸는데 그 중 제주도 피해가 제일 심각했던 것은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이었다.
현재 재선충병으로 인하여 27만 그루의 소나무가 베어졌고, 앞으로 10만 그루를 더 베어내야 한다고 한다.
나무가 사라진 자리, 누군가 그 숲을 기억한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 곳에 숲이 있었다” 라고
이렇게 황폐해진 제주산림에 사라진 숲을 선물하고 제주시민의 노력과 소중한 추억을 기념할 수 있도록 제주시에서는 3월 15일 ‘추억의 나무심기행사’를 개최한다.
제주시 오등봉공원에서 치러지는 이 행사는 시민들에게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나무를 선물하고 나무심기 붐을 조성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신청자들에게 먼나무 식수목과 기념선물을 나누어주고 이름과 기념일, 사연을 적을 수 있는 예쁜 표찰도 제공한다.
‘두 팔로 안을 만큼 큰 나무도 털끝만한 싹에서 자랐다’는 노자의 글귀처럼 시민들 각자가 한 그루만이라도 심는다면 작은 노력으로 파괴된 숲을 복구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제주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숲은 지구를 살릴 수 있는 탄소 흡수원,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며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편안하며 활력 있게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삶의 쉼터이자 휴식처이다.
잃어버린 나무 한 그루, 소중한 추억을 신음하는 제주 숲을 복원하는데 적극 동참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