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올레길로 오실래요?
고영만 서귀포시 관광진흥과장
2014-03-04 영주일보
걸어가며 방치된 폐기물과 길가의 쓰레기를 마대에 담았다. 누군가 버렸겠지만 그들에게 아쉬운 점은 없다. 절대 다수는 분명 올레길을 아끼고 쓰레기를 되가져가기 때문이다. 버린 사람들도 점차 의식이 바뀌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믿는다.
올레길을 알리는 간세(말)가 비뚤어진 것을 바로잡고, 안내간판에 잘못 표기된 내용은 없는지 정비할 만한 구조물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지나칠 때는 몰랐는데 올레꾼의 관점에서 하나하나 살펴보니 몇 가지 손볼 내용이 있었다.
길이란 게 항상 그렇다. 모든 길이 직선으로 되어 있으면 빠르게 갈 수 있지만, 우리네 삶처럼 꼬불꼬불하고 가끔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길 위에서 반가운 사람도 만나며, 뜬금없이 새로운 사람과 만나 친구가 되기도 한다.
올레길도 그렇다. 직선의 삶이 아니다. 고속도로가 아닌 완행열차요, 울퉁불퉁한 우리네 옛길이다.
올레길에서 달리는 사람은 없다. 다들 걷는다. 그러다가 못생긴 바위에 걸터앉아 쉬거나 예쁜 꽃은 만나면 흔쾌히 멈춘다.
제주도는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달성과 관광객 1천만명 돌파를 동력 삼아, 70억 세계인의 보물섬으로 거듭난 제주 이미지를 글로벌 브랜드화 하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여정에서 올레길은 분명 지름길이 아닌, 입구와 출구 같은 나들길이 될 것이다.
그래서 묻는다. ‘올레길로 오실래요?’
말씀드렸습니다. 올레길 구석구석 손보아 놓았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