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올바른 대형폐기물처리로 나누는 이웃사랑

강민정 건입동주민센터

2014-01-27     영주일보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입춘이 되면 집안 곳곳 쌓인 먼지를 털고 겨우내 넣어둔 세간을 정비하며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 제주도민에게 이 시기는 봄맞이뿐만이 아니라 새집마련의 기쁨을 누리는 희망의 시기이기도 하다. 특정한 시설이나 주거지 곳곳에 신이 있다고 믿었던 제주의 조상들은 신들이 옥황상제에게 새해의 임무를 부여받기 위해 하늘로 올라가 버리는 신들의 부재기간에 몰래 이사를 하거나 집을 수리하여 동티가 나는 것을 막았다.

최근 이런 속설에 구애를 받지 않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면서 기간에 상관없이 이사를 하는 가구가 늘고 있지만 아직도 옛 풍속을 따르려는 도민들도 적지 않아 신구간만 되면 평상시 볼 수 없는 이사행렬이 이어진다.

설 연휴와 신구간 기간을 맞이하여 제주시에서는 ‘생활쓰레기 처리 종합상황실’을 설치하여 운영예정에 있으나 반짝 특수가 예상되는 대형폐기물 처리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가구나 가전제품 등 쓰레기종량제 봉투에 넣고 버리지 못하는 대형폐기물을 배출할 때에는 반드시 미리 읍․면․동사무소로 신고 후 발부받은 스티커를 대형폐기물에 부착해 지정된 날짜에 배출해야 하며 가정에서도 제주시청 홈페이지(http://www.jejusi.go.kr/ ⇒ 오른쪽 하단 '대형폐기물 처리시스템')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다.

대형폐기물 처리 수수료는 작게는 1500원(소형 스피커)부터 많게는 3만원(FRP정화조통)까지 종류별로 처리수수료가 부과된다. 만약 신고절차 없이 무단으로 투기할 경우에는 많게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대형폐기물 접수를 받다 보면 처리비용의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새로운 집에 이사하면서 사용은 가능하지만 오래된 물건은 많이 버리게 된다. 특히 사용가능한 가전제품이나 소가구들은 주변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거나 중고매매센터, 중고장터를 이용하면 된다. 잘못 버리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지만 재활용하면 처리비용의 절감은 물론 자원절약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에 새 주인을 찾아주자는 의미로 마련된 매장인 아름다운 가게로 기증도 가능하다. 나한테 쓰임 없는 고물들도 다른 주인을 만나 새로운 추억을 쌓아갈 수 있는 우리 사회 친환경적인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제주도민에게 신구간은 오랫동안 정든 이웃과의 이별이자 새로운 희망으로 가는 특별한 기간이다. 남겨진 이웃에게 버려진 가구와 같이 양심을 남기기보다는 깨끗하고 쾌적한 동네를 희망을 갖고 이사하는 주민에게 남겨주며 행복을 빌어주는 마음이 우리의 진정한 세시풍속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