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주 시장, 거침없는 '우근민 선거 지지' 발언핵심
한 시장인 발언한 주요 내용은 우근민 제주지사가 내년 선거에서 당선돼야 자신도 서귀포시장직을 연임할 수 있다는 취지로 우 지사의 지지를 유도한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한 시장인 한 문제의 발언은 29일 오후 7시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열린 '2013 재경 서고인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 행사장에서 시작됐다.
한 시장은 이날 서귀포항과 인천 사이의 뱃길 개설을 논의하기 위해 인천지역 선사 등을 방문한 후 수행 직원 없이 혼자 이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사는 서귀포고등학교 출신 재경동문들의 연말 모임으로, 한 시장은 서귀포고 2회 졸업생이기도 하다.
총회 시작 후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한 시장은 미리 준비해간 축사원고를 읽어내려가며 격려한 뒤, 원고없이 추가적으로 이뤄진 말에서 문제의 발언들이 쏟아냈다.
이 자리에는 서귀포고 출신 재경동문 약 1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장은 "내년 6월 4일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자신의 임기도 6월까지다"라며 "우 지사가 당선되면 저에게 서귀포시장을 더 해 서귀포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것 아니냐라는 '내면적인 거래'를 했다"고 발언해 파문을 촉발시켰다.
'내면적 거래'란 말은 한마디로 우 지사가 내년 선거를 잘 치르면 자신을 민선 6기에서도 시장에 연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며 이는 '관권선거'의 밀약으로도 해석돼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우 지사와 한 시장간에 이러한 '거래'가 있었는지는, 혹은 한 시장의 자가발전적인 발언이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이 내용은 충격 그 자체로 전해오고 있다.
한 시장이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낸 내용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한 시장은 "시장에 취임해서 공무원 현항을 살펴보니 서귀포고 출신 공무원들의 승진이 많이 밀려 있었다"면서 "능력있는 직원들을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시청 내 6급 이상 서귀포고 출신이 50명이 있다는 등 서귀포시청 내에서 고교 출신별 공무원 수까지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서귀포고 출신 직원들의 승진 적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더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현직 시장이 공식석상에서 학연을 통한 공직사회 줄세우기를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심각한 파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함께, 자신이 시장직을 더 수행해야 각종 사업을 하는 동문들에게 계약을 하나라도 더 해줄 수 있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장의 이번 발언은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지방정가에 큰 파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가 이번 발언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가운데, 취임한지 3개월여에 불과한 시점에서 최대위기에 몰린 한동주 시장이 입장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주목된다.
한 시장은 지난 1979년 공직에 입문해, 2007년 1월 지방부이사관으로 승진한 후 제주문화예술재단 사무처장, 문화관광교통국장, 문화관광스포츠국장 등을 역임했고, 올해 1월 정기인사 때 수출진흥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 8월14일 개방형직위 공모를 통해 서귀포시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