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일하는 엄마의 위기 : 저출산 극복의 출발은 일․가정 양립부터”

김희영 안덕면사무소

2013-11-29     나는기자다

요즘 자녀양육이 비단 한 가정의 일이요, 오롯이 엄마의 몫으로 치부되는 일은 거의 없는 듯하다. 저출산의 문제가 사회 전반의 문제로 대두되면서 국가경쟁력 약화를 넘어서 장차 국가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사회적 화두아래 공공부문 뿐 아니라 기업과 민간부문 곳곳에서 저출산 극복을 외치고 있으며 크고 작은 출산장려시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하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출산장려 구호가 피부에 와닿지 않고 아이를 키우기가 여전히 버겁기만한 현실이다.

잠자는 아이를 깨워 아침식사도 거르고 씻기지도 못한 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다시 허겁지겁 직장으로 출근하면 언제나 지각을 면치 못하고, 잦은 야근과 휴일근무로 인하여 아이를 맡아줄 곳을 찾아 보육시설과 조부모 또는 친척집을 전전하고 있다.

아이가 아프거나 문제행동을 할라치면 엄마의 사랑이 부족해서 그런건 아닐까 자책하며 죄인이 되고, 직장에서는 아이 핑계로 남들보다 일찍 퇴근을 한다고 동료와 상사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또한 이따금씩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나 각종 사고들이 매스컴에서 보도되면 가슴이 내려앉으면서 사표를 제출해야 하는지 또다시 고민에 휩싸인다.

가족의 형태가 핵가족화된지 이미 오래되었고 고도산업화사회에서 더 이상 가족의 울타리에서 자녀들을 양육하는 시대는 지났다. 출산과 양육이 사회공동의 책임으로 인식될 때 일하는 엄마는 가정에서도 일터에서도 더 이상 죄인이 되지 않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키우는 당당한 모성으로 우뚝 설 수 있지 않을까.

유연근무제의 정착, 직장보육시설의 확충, 보육형태의 다양화, 엄마들의 육아시간 확보를 위한 정시퇴근 보장 등 제도적 기반과 더불어 아빠들의 육아 동참을 위하여 직장과 친구 여러분들께서는 아빠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이다. 사회전반의 노력과 이해 속에서만이 일과 가정의 양립, 저출산 극복의 출발이 가능함을 재차 강조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