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원의 가을여행>꼬마기차
2013-10-28 나는기자다
-김 수 원-
기차가 달려온다.
기차가 끌고 오는 객차를 세는 아이
하나, 둘,셋...열둘,열셋 열넷..
많이도 달고 온다.
기차가 달려온다.
기차를 탄 사람들을 세는 아이
하나, 둘, 셋...서른하나,서른둘,서른셋
휙 하고 지나가는 기차
미쳐다 세지 못한 사람들이
기차를 타고 달리며 손을 흔든다.
아이도 세월 따라 나이를 먹는다.
아홉, 열, 열하나..쉰 하나,쉰 둘, 쉰셋
휙 하고 지나간 세월
아이의 머리카락은 많이 빠졌다.
기차가 달려온다.
기차가 끌고 오는 객차를 세는 아이
하나, 둘, 셋...달랑 세칸
세월에 늙고 지쳐 꼬마가 된 기차
숨을 헐떡이며 힘겹게 언덕을 오른다.
기차를 기다리는 아이
아이는 머리카락을 센다.
하나, 둘, 셋...열하나, 열둘, 열셋
몇 개 남지 않은 앞머리
아이는 머리카락을 쓸어 올린다.
아이도 세월 따라 나이를 먹는다.
기차도 세월 따라 나이를 먹는다.
앞이마 머리가 다 벗겨진 아이
달랑 세 칸을 끌고 오는 꼬마기차
꼬마 기차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물
꼬마 기차가 반갑다고 기적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