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태환 전 지사 입당에 화들짝 놀란 우근민 지사
ㆍ하반기 국정감사 와중에 민생 행보라니…우려 목소리 높아
김태환 전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어제, 우근민 지사는 민생행보로 산과 들로 나섰다.
오비이락(烏飛梨落) 사자 성어가 딱 맞는 표현이다.
7년 만에 친정 복귀를 알리는 김 전지사의 입당이 이루어진 16일, 우근민 지사의 민생행보 소식이 봇물처럼 터진다.
우 지사는 어제 삼매봉 소나무 재선충 방제 고사목 처리 현장방문에 이어 남원 감귤 선과장 방문으로 이어지는 민생행보를 가속화 했다.
16일 민생행보가 신호탄이라면 17일 민생행보는 전투적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일정이 잡혀있다.
우 지사는 17일, 애월읍 농축산과 교육현장과 마을사업을 준비하는 민생현장 방문, 제주축협 축산물 공판장, 양배추 재배농가, 애월고등학교, 수산리 물메마을등 방문 일정이 빼곡하다.
갑자기 일정이 늘어난 우 지사의 민생행보가 곱게 보이지 않는 대목이다.
우 지사가 가는 곳마다 지역 현안과 애로사항을 청취한다는 내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데 주목한다.
애월읍 농축산과 교육현장에 사람이 많다. 그래서 방문하고, 제주축협과 축산 공판장도 근로자들이 많다, 그래서 방문하고, 애월고등학교에도 교사들이 많고 학부모들이 많다, 그래서 방문하고...이런 식이면 본격적인 선거운동이나 마찬가지다.
우지사가 민생행보로 방문하는 지역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선거표로 비교하면 수천표에 이른다.
우 지사가 사전 선거운동의 눈초리를 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지금 제주도정은 민생 현장 방문보다 더 시급한 일들이 산적해 있으며 지금은 올 하반기 국정감사 기간이다.
국회 각 상임위원회별 국정 감사를 꼼꼼히 챙겨 잘한 일과 못한 일, 중앙 정부로부터 더 받아와야할 예산 등과 지원 받아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을 텐데 지사는 자리에 없고 들로 산으로 겉돌기만 한다.
한 가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자, 소나무 재선충 방제 고사목 처리 이야기다.
이문제와 관련하여 제주 도정이나 양 행정시는 고사목 처리 관련 일을 큰 업적이나 되는 것처럼 참여한 공무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 자료에 담아 쏟아낸다.
엄밀히 따지면 제주도정이 점검 미숙으로 저지른 잘못된 일이다.
제주도내 소나무 산림이 재선충에 병들어가는 4월부터 9월까지 제주 도정은 이에 대해 단 한 번도 점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제주도정의 실정이 맞으며 이 일은 칭찬 받을 일이 아니라 문책을 받을 일이다.
그러나 지금 이문제와 관련해 제주도정은 어떤가?
공무원들이 본연의 일을 제쳐두고 산으로 들로 내몰리는 이런 일을 자원 봉사라는 허울 좋은 말로 과대 포장한다.
도지사가 현장을 찾고 시장과 공무원들이 땀을 흘리며 나무를 들어 나르는 사진과 자료를 무슨 자랑꺼리 처럼 쏟아낸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제주의 소나무 산림이 재선충에 감염돼 고사목으로 폐목 처리되는 손실 비용은 천문학 적이다.
수만 그루의 소나무를 죽게 만들어 손실을 키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할 사안임에 틀림없다.
도지사의 민생 행보는 합법적이다.
선거법에 저촉될 일은 아니라 할지라도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일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우선순위 잘못으로 구설수에 오르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김 전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과 맞물린 우 지사의 빼곡한 민생행보,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