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복지국가와 자원봉사

송혜진 제주시 건입동주민센터

2013-10-02     나는기자다

최근 복지국가로 가는 방법에 대한 담론이 들끓고 있다. 복지국가는 국민의 공공복리와 행복증진을 정치적 권리로서 보장한다. 하지만 사회가 다원화됨에 따라 국가가 창출해내는 서비스가 모든 개개인의 만족도와 행복도를 충족해주기는 힘들어지고 있다. 그래서 복지국가는 개인, 집단, 제도들에 의해서 생산되는 복지가 공존하는 복지사회가 그 근간이 되어야 한다. 나는 높은 수준의 복지국가를 형성하기 위해선 개인의 자발적인 사회참여활동, 특히 자원봉사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봉사활동은 국가의 복지지출을 양적으로 완화함과 동시에 다양한 사회욕구를 다양한 방법으로 자율적인 수준에서 해소시킨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급속하게 진행되는 노령화와 주거형태의 변화, 경제양극화, 안전에 대한 불안감 등 사회문제가 끝없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엔 인적으로나 자본적으로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선진국 대부분의 나라들이 국가에서 이미 높은 수준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참여율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자발적인 국민의 문제해결의지와 참여는 서비스의 양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질적으로도 서비스를 개선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를 인식하여 이십 여 년 전부터 교육과정에 봉사활동을 포함시켜 청소년들에게 자발적인 지역사회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봉사활동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켜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 취미, 재능 등을 고려해 인적네트워크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의 책임감을 키워주고 자아실현을 도와 내면적 만족감을 준다는 점에서 청소년기의 봉사활동은 개인에게도 중요하고 사회적으로도 미래의 봉사인적자원을 준비시킬 수 있는 기회다.

얼마 전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봉사활동단체가 건입동노인회관을 방문해 미용, 이발, 공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주민센터 직원들과 지원을 한 적이 있다. 사회사업가 단독으로는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다양한 서비스가 여가시간에 다양한 영역의 고급인력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한꺼번에 제공되어 관내 어르신들이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공공기관은 이러한 사회단체들이 탁월한 전문성을 자유로이 수행할 수 있도록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여 서비스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중요한 사회와 국가의 교차점이 될 수 있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계, 두레, 향약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웃을 돕는 미풍양속을 가지고 있다. 조상들의 이웃에 대한 관심이 곧 우리가 일컫는 현대사회의 자원봉사활동이다. 우리 전통의 미덕과 공공부문의 지원이 있다면 복지국가가 저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니다. 작은 실천이 곧 우리 사회를 풍부하게 하는 힘이다.